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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에는 대물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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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헛헛할 때면 바다로 가라고 했던가’

태풍이 예고 돼 바람이 예사롭지 않은 초가을 날이었다. 하늘은 한껏 높았고, 아직까지 세차지 않은 바람은 기분 좋게 시원했다. 그 바다에는 풍요가 있었다.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앞바다다. 이 바다에는 온 바다를 뒤집어 놓을 듯 물고기 떼들이 부글거렸다. 이맘 때 청사포는 삼치와 방어, 만새기의 땅. 대물들이 청사포에서 가을 향연을 벌이고 있다. 그 용광로 같은 바다 속으로 달려갔다.

청사포(靑沙浦)는 푸른 모래가 있는 포구라는 예쁜 이름이다. 모래가 푸를 리야 있을까마는 바다가 그만큼 푸르다는 이야기. 이곳 방파제는 밤이면 황홀한 빛의 공간으로 바뀐다.
부산시가 청사포 방파제 100m 구간에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발광다이오드 조명은 형형색색으로 청사포의 밤을 밝힌다. 조명 아래서 산책을 하거나 자리를 펴놓고 바닷바람을 쐬는 사람들이 언제나 많다. 300년 넘은 소나무 `망부송'과 유명한 조개구이집이 이곳에 있다. 하지만 배를 타고 한걸음 더 바다로 나가면 그곳에는 대물이 산다.

왕전갱이 '매갈로돈', 대 삼치, 방어, 무늬오징어, 대 우럭 등이다. 청사포에서 만날 수 있는 대물들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대물을 만나러 청사포로 떠나본다

국민 생선 고등어 위협하는 전갱이
'국민 생선'이 고등어라면 생활 낚시인들의 국민 생선은 아무래도 전갱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잡어'로 취급 받아 동네 낚시인들도 그다지 탐탁치 않게 여기긴 하지만, 귀한 감성돔이나 벵에돔이 입질을 딱 끊었을 때도 물어주는 것이 전갱이다. 전갱이는 방파제나 갯바위 등 연안 곳곳에서 잘 낚이는데 루어 채비로 잡으면 만족도가 배가 된다.

청사포에 용자골이 있다고 했다. 금정산 어디에 있는 이름 모를 골짜기인가? 전갱이를 잡으러 낚시인들이 용자골로 간다고 했을 때 무슨 뜬금없는 얘기인가 싶어 고개가 갸웃했다.
월간낚시 객원 기자인 박경식 씨는 "용자골은 '최홍만 전갱이'가 출몰하는 곳"이라고 했다. 기대감이 부풀었다.
'용자골'은 청사포 구 방파제에서 끝 쪽 막다른 횟집 앞까지 이어진 여밭을 말한다. 전갱이 루어 낚시를 즐기는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청사포 해변 보다는 용자골이라고 해야 통한다.
이곳 포인트는 수심이 낮은 간출여로 이루어져 있다. 연안에서 낚시 포인트까지 들어가려면 멀리는 50m이상 걸어 들어가야 한다. 예전에는 여기까지 가서 낚시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몇 해 전부터 용감한 한 두 사람이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대물 전갱이 포인트로 각광받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핵심 포인트는 여밭의 끝에 있는 `용자 바위'. 썰물 때면 이 바위를 차지하려는 `용감한 낚시인'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용자골의 탄생 배경이다.
문제는 웨이더 등 별도의 장비가 있어야 한다. 해초가 자란 바위가 미끄럽기 때문에 펠트화도 필수다.
뜰채도 있어야 하고, 잡은 고기를 잡을 통도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뒤뚱거리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여기저기 긁히는 것은 물론, 비싼 장비가 박살나거나 휴대폰이 침수되기도 한다. 대물 전갱이를 잡기가 쉽지 않다. 찾아간 시간은 낮시간대 만조라 방파제에서 롱캐스팅으로 애만 쓰다가 왔다.
전갱이 루어 동호인들은 대물 전갱이를 `최홍만 전갱이(홍마니)' 혹은 고대 상어인 `매갈로돈'으로 불렀다. 보통 35㎝ 이상이면 대물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큰 전갱이는 배낚시에서 만날 수 있단다.
낚싯배를 타고 찾아 방어 사냥
전남 여수 거문도에서 낚시를 하며 사는 소설가 한창훈이 1톤 짜리 작은 배를 한 대 구입했다는 글을 봤다. 거문도 출신이기도 하거니와 낚시와 술,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는 그 사람은 최근 몇 권의 책을 내서 낚시의 또다른 재미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오직 눈에 띄는 내용은 그가 배를 샀다는 것이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처음엔 도보로, 중간 즈음엔 남의 배를 타고, 그리고 낚시에 꽂히면 자기 배를 갖기를 원 한다. 그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 카약이나, 보트 같은 작은 탈 것의 발달이다. 하지만, 관리나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피싱 보트 하나 장만하는 것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대상 어종도 많아지고, 어획량도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네이버 바다 루어 카페 동호회인 솔트 루어클럽 `린(鱗)'에서 열성 회원으로 활동하는 해운대 달맞이길 피싱기어(http://www.fishinggear.kr)의 대표 `그리고' 심재헌 씨도 결국 낚시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낚싯배를 최근 장만했다. 6톤급 피싱기어 호다. 청사포 항을 근거로 활동하는 피싱기어 호를 타고 선상 루어낚시를 나갔다.
꽤나 든든한 배였지만, 한 10분 쯤 먼바다로 달려가니 파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250마력의 엔진을 탑재해 강한 힘을 가져 파도를 잘 뚫고 달렸다.
손맛 아는 꼬마조사
갈매기가 무리지어 떠 있었고, 그 아래 바다는 물이 끓듯이 부글거렸다. 배를 보일링 지점에 바싹 대고 메탈 루어을 힘차게 날리기 시작했다. "캐스팅~"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이 `캐스팅'을 번갈아 외쳤다. 약속이 맞았다. 루어는 강한 바늘이 달려 있어 고기만 잡을 욕심에 함부로 던지다가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그래서 매번 캐스팅을 할 때는 자기가 동작을 한다는 사실을 배에 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알려야 했다.
아빠를 따라온 재혁(동성초 5학년)도 낚시를 시작했다. 원래는 아빠 양정길 씨가 낚시를 먼저 배웠는데 한두 번 동행 출조를 하더니 이제는 재혁이가 먼저 낚시를 가자고 아빠를 조른다고 했다.
어떤 고기를 잡았냐고 물었다. "우럭, 노래미, 보리멸, 성대를 잡아봤어요." 재혁은 자기가 지금까지 낚은 물고기의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 꼬마조사의 낚시 이력엔 또 다른 어종이 추가될 것이다.
`향수' 김승백 씨가 보일링을 발견하고 캐스팅을 하자말자 바로 입질을 받았다. `히트!'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옆에서 함께 캐스팅을 한 `현지수' 이종남 씨도 같이 입질을 받았다. 두 사람의 호쾌한 릴링 동작과 파도에 오르내리는 배. 루어 낚시가 무척 다이내믹 한 장르란 걸 새삼 느꼈다.
뱃전에 오르기까지 필사의 힘을 쓰던 주인공들은 이틀 전까지 폭발적으로 달라 들던 만새기가 아니라 미끈하게 씨알 좋은 방어였다. 등이 푸른 방어는 50㎝는 족히 넘었다.
겨울을 앞두고 먹이활동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체구도 빵빵했다. "물고기 보다 더 빨리 루어가 움직여야 합니다. 느리면 물지 않습니다." 심재헌 대표가 고전하고 있는 기자에게 요령을 설명해 주었다. "히트!" 강렬한 터치감이 오더니 낚싯대가 묵직해졌다.
방어와 만새기는 11월 중순까지 이 곳 청사포 앞바다를 끓인다고 한다. 언제든 바다를 나가면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으니 청사포는 부산 낚시인들에게 축복이다.
대 삼치가 설쳐대는 바다
`광속'으로 달리는 삼치, 릴을 감는 속도가 느리면 미끼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다이나믹한 루어 낚시의 대명사. 해마다 회유하는 삼치이지만, 올해는 유독 씨알이 굵고 마릿수가 많다고 한다. 갓 시동을 건 어선들의 힘찬 심장 소리가 청사포 항에 울려퍼진다. 늘 이맘때는 설렘과 기대감에 사뭇 흥분된다. 최근 고르지 못한 일기 탓에 조황이 좋지 않았지만, 취재를 나간 날은 몇일 동안 바다 상황이 호전돼 기대감이 한껏 커졌다.
첫 고기는 부산에서 온 조성민 씨가 낚았다. 70㎝ 정도의 중삼치였다. 올해 청사포 포인트의 특징이라면 작은 개체보다는 중·대형 삼치가 많이 잡힌다는 것이다. 60g짜리 메탈 루어를 물고 나온 삼치는 특유의 푸른빛 등이 반짝였다.

특히 삼치는 이빨이 날카로워 여간 조심하지 않고는 손가락 등을 다칠 우려가 크다. 갓 잡아올린 삼치는 힘이 장사여서 어느 정도 힘이 빠진 후에 제압을 해야 했다.

삼치는 물간이나 그물망에 넣어도 금방 죽어버린다. 부레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치는 평생 달리는 어종이다. 최고 시속 70㎞ 이상으로 빠르게 달리기도 하는데 먹이를 쫓을 때는 그 정도 속도가 나온다고 한다. 부레가 아니라 아가미로 용존산소를 받아들여 생존하기 때문에 달리지 않으면 죽어버린다. 그래서 잡자마자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피를 빼는 `시메' 작업을 해야 한다.

피를 뽑고 잘 다듬어 얼음에 재면 횟감으로도 훌륭하다는 것. 하지만 잡은 고기를 제때 장만하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일단 아가미 부위를 찔러 시메만 해 두었다.
보일링 현상이 있다고 해서 꼭 고기가 잘 무는 것은 아니었다. 김성일 씨는 배 맨 앞자리에 서서 부지런하게 캐스팅을 하더니 제법 씨알이 굵은 방어도 걸어냈다. 방어는 작은 씨알이라도 힘을 제법 썼다고 했다.

삼치를 쫓는 삼치 떼를 맨눈으로 보기 힘든 곳은 심 선장이 어탐기로 어군을 확인해 주었다. 이럴 때는 굳이 캐스팅을 하지 않고 배 옆으로 채비를 가라앉혀서 빠르게 감으면 된다. 다만, 그냥 슬슬 감으면 동체 시력이 워낙 좋은 놈들은 가짜 미끼인 줄 금방 알아채 버리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릴을 감아야 한다. 그래서 기어비가 높은 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기자가 하는 릴링 동작을 보고 성에 안 찼던지 심 선장이 낚싯대를 가져가더니 시범을 보였다. "자전거 페달을 밟듯 엇박으로 빠르게 감아주세요." 시키는 대로 했더니 릴을 감는 동작이 제법 그럴싸했다.
모두 입질이 없어 잠잠하자 선장이 이동을 하겠다며 채비를 올리라고 했다. 마음이 급해 재빨리 릴을 감는데 뭔가 덜컥하면서 미끼를 잡아챘다. 삼치가 미끼를 문 것이다. 다른 사람의 채비는 이미 다 올라온 상태라 릴을 평소보다 더 빨리 감았더니 그 동작에 삼치가 반응한 것이다. 얼떨결에 삼치를 걸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흔들리는 배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고, 미끼를 최대한 멀리 던지고 가라앉힌 후에 빠르게 감는 연속 동작을 하는 것도 중노동 수준이었다. 서너 번 던지고 나면 제법 어깨가 뻐근할 정도로 운동량이 많았다. 보일링 보다는 오히려 어탐기로 포인트를 찍어 버티컬 지깅 형태로 삼치를 유혹하는 방법이 조과나 씨알 면에서 더 좋았다.
보일링을 하는 무리는 씨알이 작았고, 수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물속에서 유영하는 삼치가 더 큰 개체였던 것이다.

짬짬이 쉬어가면서 낚시를 한 기자도 두자릿수 삼치를 잡았다. 다양한 채비를 썼는데 메탈 루어에 꼴뚜기를 닮은 미끼를 추가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삼치 대풍을 이루고 나니 가을맞이가 더 흥겨웠다.
어초(魚礁) 포인트에서는 왕우럭
겨울이면 청사포 앞바다의 주인공은 왕우럭이다. 바다는 영등달(음력 2월)이 되면 무척 거칠어진다. 수온도 연중 최고 차가운 시즌이다. 대물 감성돔을 누리는 꾼들은 유독 이맘때를 노리기도 한다. 작은 물고기는 입을 다물고 경험 많은 큰놈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물고기도 집이 있다. 좋아하는 서식지가 있다는 것이다. 모래 바닥을 좋아하는 보리멸이나 도다리부터, 뻘밭에서 사는 주꾸미나 낙지, 암초대를 사랑하는 우럭이나 쏨뱅이, 볼락까지 다양하다. 왜 물고기들이 제각기 다른 지형을 좋아하는 것까지 꼬치꼬치 캐묻기는 곤란하겠지만, 아마 먹고 살기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초는 물고기들이 깃들어 살 수 있는 바닷속 도드라진 암초를 말하는데 요즘은 인공 어초를 많이 넣기 때문에 통칭해서 부르기도 한다. 해운대 앞바다에서 수백개의 어초가 있다. 바다 목장화 사업을 하기 위한 오랜 투자다. 이런 어초는 해조류를 기르고, 물고기의 은신처나 산란처가 되었다.

몇 해 전부터 보트 낚시꾼들을 중심으로 어초 포인트를 탐사하는 낚시 형태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미끼는 젊은 조사들의 성향을 충분히 반영한 루어 `인치쿠'였다. 인치쿠는 인조 꼴뚜기와 봉돌을 결합한 채비인데 일본 어부들의 `비밀 병기'였다고 한다. 우럭이나 쏨뱅이 등은 물론 농어나 참돔 등도 쉽게 유혹된다는 것. 비밀은 봉돌과 꼴뚜기의 간격이었다. 깊은 물속에서 꼴뚜기가 작은 물고기를 쫓아가는 형상이 연출되는데 성미 급한 우럭이 의기롭게 꼴뚜기를 사냥하다가 걸려드는 것이다.
바다에 빠뜨린 인공 어초는 가로 세로 각각 2m의 작은 것부터 5~6m정도의 점보형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그런데 수심 30~40m 정도의 수면에서 100g 내외의 봉돌을 이용해서 채비를 정확하게 어초에 투입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베테랑 선장이 당일의 조류와 바람, 봉돌의 규격을 잘 살펴야 가능한 일이다. 특히 사리때가 가깝다면 조류 또한 무척 세서 포인트에서 채비가 머무는 시간은 불과 1~2초 뿐이다. "투입!" 지시가 떨어졌다. 함께 탄 사람들이 일제히 채비를 내렸다. 40호 봉돌(150g)로 만든 `자작 인치쿠'가 45도 각도로 물밑으로 빨려들어갔다. 조류가 세다는 증거다. 한참을 풀려나가던 원줄이 드디어 멈췄다.

"채비가 바닥에 닿으면 살살 감아주세요. 일정 정도 감다가 입질이 없으면 다시 바닥을 찍어 주시고요 "
선장은 시시각각 어탐기를 보면서 물밑 상황을 중계해 주었다. "어초 15m 전, 10m 전, 5m 전, 바닥 걸림 조심하세요. 지나갑니다." 순식간에 채비는 어초를 벗어났다.
다시 채비를 올리고 재탐색에 나섰다. 긴장을 바짝했다. 포인트가 가까워 올수록 신경이 곤두섰다. `대물은 바닥에 웅크리고 있다'는 정보를 되뇌이면서 채비가 바닥을 끄는 느낌을 지속했다. 터덕~터덕~'하더니 우지끈하는 느낌이 수면으로 확 올라왔다. 초릿대가 물속으로 확 처박혔다. 결과는 아쉽게도 밑걸림이었다. 어초에 제대로 채비가 걸린 것이다.

조류가 너무 세서 물돌이 시간을 기다렸다. 해가 중천을 넘어 기울기 시작했다. 묵직한 입질이 왔다. 입질 유형이 밑걸림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심 선장이 사전에 알려주었다. 수심 40m에서 온 입질은 보통 무게가 아니었다. 낚싯대를 위로 치켜들었다가 릴을 잽싸게 감는 동작을 두어 차례 했을까. "그렇게 펌핑을 하면 안 됩니다. 고기가 떨어집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묵직하던 무게감이 순식간에 허전해졌다. 너무 아쉬웠다.

이날 동승했던 루어 낚시 전문가인 조성민 씨도 큰 고기를 걸었다가 어초에 걸려 채비 전체가 떨어지고 말았다. 조 씨는 유명 조구업체 필드 스태프 경력이 말해주듯 루어낚시계에서는 잘 알려진 베테랑급 조사다. 이미 심 선장과는 어초 포인트를 몇 차례 탐색하며 굵은 쏨뱅이와 대우럭 여러 마리를 걸어냈다. 결국 이날은 물밑에 무수한 멸치떼 군단과 갑자기 나빠진 날씨 탓이었던지 대우럭은 얼굴을 보지 못했다. 산 멸치를 능가할 미끼가 어디 있겠는가.
조 씨는 "인치쿠 채비를 활용한 해운대 어초 포인트 낚시는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키로 오버급 무늬오징어도 득실
청사포 항에서 배로 5분 정도만 나가면 송정 바다쪽으로 빨간 등대가 있다. 이곳 주변의수심은 6~15m로 대부분 암초 지대다. 이곳에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순박한 무늬오징어들이 많이 산다. 무늬오징어는 일반적인 미끼가 아닌 에기라는 채비로 잡는다. 에기는 새우 형상을 본 떠 만든 가짜 미끼다.

무늬오징어 포인트는 수심은 낮으나 조류가 세기 때문에 다소 무거운 에기를 사용해야 한다. 흔히 '팁런 에기'로 불리는 무게 20~50g짜리 채비다.
요령은 따로 없다. 일단 바닥을 확인하고 두세 번 릴을 감은 뒤 기다리면 된다. 배가 조류를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오징어를 유혹하는 것이다.
피싱기어 호 심재헌 선장은 "팁런 에깅은 남녀노소 누구가 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라고 했다. 그만큼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단, 팁런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낚싯대 만큼은 전용 채비를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 일반 에깅용 낚싯대는 초릿대 부분이 강한 것이 특징.
하지만 팁런용 낚싯대는 초릿대 부분이 부드러워야 좋다. 흔히 솔리드 재질로 만든 초릿대를 사용하는데 수심이 깊거나, 조류가 센 곳에서 전달되는 약은 입질도 잘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무늬오징어가 왔다. 촉수를 쭉 뻗어 에기를 낚아채고는 바로 새우라고 생각한 에기의 등을 이빨로 깨문다. 이때가 챔질 순간이다. 묵직한 무게감은 물위에 오징어를 끌어낼 때까지 유지된다.

펌핑 동작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오징어가 풀려버리기 때문이다. 활성도가 좋은 날은 한 사람이 두 자리수도 거뜬하다고 한다.

청사포에서 즐기는 바다낚시는 철따라 다른 어종은 물론, 연안에서는 보기 힘든 대물 물고기를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청사포에는 사시사철 대물이 산다.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가는 길

  • 지하철 : 부산역~서면역에서 도시철도 2호선 환승
    장산역 7번 출구에서 해운대구2번 마을버스 환승후 청사포 항 하차
  • 청사포 선상낚시 즐기려면
    피싱기어 호 010-3835-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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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기자
이메일jaehee@busan.com
관심분야낚시, 여행, 해양 레저 등 놀고 먹는 것
이재희  사진

취재후기

바다와 낚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바다로 가는데 이게 먹고사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놀면서 돈 버니 좋겠다고.
하지만, 좀 놀아본 사람은 압니다. 노는 것도 일이면 피곤하다고.
실은 좋은 일을 하면서 직업도 된다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이 아닙니다.
여행 기사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한 방편입니다. 한때 자신의 감동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주입하려 하니 곤란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리 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부산은 속살을 더 보기 위해 가족들을 동원했습니다. 아내와도, 아이와도, 그리고 지난 추억과도 만났습니다.
그 작업이 참 좋았습니다. 모쪼록 부산을 찾은 이들에게 타인의 여행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더욱 멋진 부산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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