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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대 앞바다에 주전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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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태종대 공원의
등대전망대에서 보면 바다 위에 작은 섬 하나가 있다

이 섬이 생도다. 낚시인들이 '생섬' 혹은 ‘병(빙)섬’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사시사철 다양한 어종을 쏟아내니 낚시꾼들에게는 재미난 놀이터다. 전라도나 제주도 등 원도권 낚시터를 주로 찾는 사람들도 근교라면 시시해 하다가도 이 섬의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그 위력에 대해 동의한다. 원도권에 못지않은 조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도는 주전자섬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멀리서 보면 꼭 차를 끓이는 주전차 모양이라고 해서다. 유명 관광지인 태종대 옆에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유명세를 많이 타는 섬이 생도이다.
인기가 많으면 별명도 많은 법이다.

부산 영도 태종대 앞바다에 `대 전갱이'가 나타났다. 몸빛이 유달리 짙고, 체고가 커서 이곳 어민들이 `조선 전갱이'라 부르는 놈들이다. 일반 장비로는 힘들고 심해 열기나 갈치를 낚는 전동릴 장비라야 낚시가 무난하다고 했다. 좋은 물때를 맞춰 영도 하리항에서 출발하는 낚싯배를 탔다. 그리고 생도 근처로 가서 대 전갱이 낚시를 했다. 투박한 열기 전용 낚싯대가 사시나무 떨듯 입질을 알리더니 씨알 좋은 대 전갱이가 줄줄이 올라왔다.

주전자를 닮은 생도에서 즐기는 낚시

짙은 해무로 첫 출정 실패
육지에는 가뭄이 심하지만, 바다 날씨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태종대 앞바다에서 잡히는 씨알 좋은 전갱이는 대 전갱이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산란을 앞두고 살집이 올라 오동통하다. 특히 요즘 생도 인근 해역에 어군탐지기에 먹통을 쏟은 것처럼 가리는 멸치 어군이 많아 전갱이는 유독 튼실하다. 태종대 앞바다의 복잡한 바다 지형도 전갱이가 머물기에 좋은 곳인 모양이다. 전갱이 군단이 다대포 남단 형제섬 쪽에서 태종대 앞바다로 밀려오면 이곳 어민들은 만사 제쳐놓고 전갱이 낚시를 한다고 했다. 선상낚시 전용 어선 나이스 호 박춘식 선장은 영도 토박이답게 이런 정보를 잘 알고 있었다.

하리항을 출발한 나이스 호가 태종대 전망대 앞을 지나 대형 선박의 정박지 쪽으로 진출했다. 전갱이는 회유성 어종이라 볼락이나 열기처럼 붙박이로 살지 않는다. 전형적인 `바다의 유목민'. 먹잇감인 멸치 떼를 쫓아 이동하기도 하고, 산란하기에 좋은 장소를 찾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백 번 나타났다고 사라진다고 박 선장이 말했다. 나이스 호의 고성능 어군탐지기는 전갱이 떼를 잘 찾아냈다. 박 선장이 버저를 `삑~' 하고 한 번 울렸다. 채비를 내리라는 신호다. 중량이 큰 80호짜리 대형 봉돌을 사용하는 것도 특이했다. 원도 심해 어종을 노릴 때 사용하는 수준의 무게다.

"이곳은 수심이 30m 전후이지만 조류가 유독 세서 무거운 봉돌을 써야 합니다."
박 선장이 말했다. 조류가 센 만큼 물고기의 육질도 좋아 태종대 인근에서 잡히는 전갱이는 유독 맛이 좋다고 했다. 중소기업을 한다는 부산진구 당감동에서 온 양홍식 씨는 전갱이를 잡으면 즉석에서 회를 먹으려고 갖은 양념을 준비해 왔다고 했다. 기대치가 높았다. 그런데 낱마리로 입질하던 전갱이가 입질을 뚝 끊었다.

"멸치 어군이 너무 많습니다. 멸치가 많으면 전갱이가 미끼를 물지 않습니다." 멸치 떼로 입질이 없어 멀리 청사포 앞바다까지 갔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강한 해무가 끼어 부득이 조기 철수를 해야 했다. 양 대표는 양념을 풀어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바다가 허락해 준 멋진 성공
불가피하게 낚시를 제대로 하지 못해 한 주 뒤 재차 출조를 감행했다. 마음은 비워두고, 오직 날씨가 좋기만 바랐다.
이번에는 출항 시간을 한 시간 늦췄다. "입질이 한낮이 되어야 활발하고요. 물돌이 시간이 오후 2시니 그때가 피크 타임이라 굳이 일찍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박 선장은 여건에 맞게 낚시 일정을 조정했다. 그런데 바다 상황은 참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리항을 출발한 배가 태종대 전망대를 통과해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거친 입질이 왔다. 열기 수십 마리가 입질을 해도 거뜬한 대형 낚싯대가 부르르 입질을 알렸다. 여기저기서 "왔다!"라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사진 찍느라 입질이 온 것을 조금 두었다가 올렸더니 바늘 6개에 전부에 30㎝ 전후의 씨알 좋은 대전갱이가 물었다. 너무 방심했던 탓일까. 올리는 와중에 2마리는 `자연 방생'이 되었다. 전갱이는 입 언저리가 약해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얼굴을 보기 힘들다는 것을 잠시 잊었다. 너무 세게 챔질을 해서도 안 되고, 너무 늦추어도 바늘이 빠져 버리니 입질을 받더라도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군이 사라지만 박 선장은 버저를 두 번 울렸다. 채비를 올리라는 신호다. 배가 조류에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에 꼭 전갱이가 이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 입질이 사라지면 자리를 옮겨야 한다. 처음 입질을 받은 장소로 돌아가던 나이스 호가 갑자기 멈췄다. "거대 어군입니다. 바로 채비를 투입하세요." 삐~ 소리가 세차게 울렸다.
살아있는 전갱이로 마련한 회
박 선장의 아들 재민 씨는 흔히 쓰는 크릴 미끼가 아닌 빨갛고 파란 색깔의 웜을 줄줄이 달았다. "어떤 웜이 잘 무는지 실험하는 중입니다. " 루어를 쓴 재민 씨는 오히려 크릴 미끼를 쓴 기자보다 조과가 좋았다.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는데 양홍식 대표가 전갱이 회가 준비됐다며 같이 먹자고 했다. 생생한 대 전갱이로 만든 회에는 기름기가 자르르했다. 한 점 입 안에 넣으니 탱탱하고, 고소하고, 싱싱했다. 전갱이는 물 밖에만 나오면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에 산 전갱이로 회를 마련하기는 드문 일이다.

양 대표는 "이건 낚시인 아니면 못 먹어요. 최고의 맛이지."하고 뿌듯해 했다. 양 대표는 철 따라 도다리, 전갱이, 갈치 시즌이면 영도에 와서 제철 회를 먹는 재미로 낚시를 한다고 했다.

"굳이 많이 잡을 필요 있나"며 다른 사람들이 계속 고기를 올리는 동안에도 김밥과 김치에 전갱이 회를 걸쳐 먹으며 식도락을 즐겼다.
수북했던 회를 말끔히 비우고 다시 채비를 넣었다. 욕심을 내지 않고 유유자적한 것이 더 주요했는지 양 대표는 연신 입질을 받아냈다. 오랜만에 대전갱이로 손맛 한번 제대로 봤다.
아치섬에는 수중동굴이 있다?
해병대를 나온 양홍식 대표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태종대 등대 아래 갯바위에는 해녀들이 좌판을 벌여놓고 전복이나 소라 멍게나 성게 등 각종 채취한 해산물을 판다.
그 중 한 명의 좌판에는 유독 홍합이 굵은 놈이 많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다른 집과 달리 해녀의 신랑도 바다에 들어가 물질을 하는데 유독 그가 가져오는 해산물의 크기가 흔히 볼 수 없는 것이었다.
남다른 해산물을 채취하는 그 신랑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보통 두 사람 이상이 무리를 지어 하는 물질을 그 사람은 혼자서만 따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혼자일 뿐만 아니라 어떨 때는 물속에 들어가 1시간이 넘도록 나오지 않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 소문이 알려져 결국 비밀이 밝혀졌다. 그는 아치섬 근처에서 물질을 하는데 그 곳에는 커다란 수중동굴이 있다는 것. 수중동굴은 오직 물속에서만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들어가면 안이 제법 작은 집채만 하다는 것. 해녀의 신랑은 이곳에서 물질을 하다가 힘들면 낮잠도 자고 나오기 때문에 바깥 사람들이 볼 때는 물질 시간이 1시간 이상이나 긴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정체모를 수중동굴의 비밀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비빌을 알고 있는 그 해녀의 신랑이 끝내 입을 다문 것이다.
양 대표는 "일제가 파 놓은 태평양전쟁 관련 시설로여겨진다"고 말했다. 태종대 생도 낚시를 다녀오며 참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다. 하리항으로 귀항을 하는데 해양대학교가 있는 아치섬이 더욱 신비로워 보였다.
외줄낚시에 도전하다.
외줄낚시를 할 장소가 수심 40~50m라는 말에 `루어 채비를 챙겨가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조를 할 장소인 태종대 앞 생도는 쿠로시오 난류가 흐르는 지역이라 대형 부시리나 참돔도 출현하기 때문이다. 꼴뚜기 모양의 루어를 배스용 훅에 끼워 자작 채비를 만들었다.

부산 앞바다 외줄낚시는 조류가 좋은 지역을 골라 다양한 어종을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도 하리항을 정확하게 5시에 출발한 나이스 호는 약 20분 뒤 생도에 도착했다. 생도는 조류 소통이 좋아 대형 광어나 참돔이 자주 출몰하는 곳. 섬 동쪽에 배를 접근시킨 박 선장이 부저를 한 번 울렸다.
대부분의 낚시인들은 대전갱이를 노렸다. 하지만 강한 조류에 배가 밀리고 다시 포인트에 접근하기를 서너 차례 반복했지만 입질은 없었다. 선장은 선내 마이크로 중계방송을 하듯 낚시 채비 운용법과 포인트 특징을 설명했다.
"잠시 후 암초가 산처럼 솟아 있습니다. 4미터 이상 수심이 낮아지니 채비를 미리미리 감아 놓으세요." 어군탐지기 모니터를 보고 박 선장이 정보를 줬건만 주의깊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묵중한 힘이 낚싯대를 당기더니 활처럼 휘어졌다. 조류에 따라 흐르는 10톤 가까운 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튕~하고 줄이 나가버렸다. 애써 묶은 카드 채비와 봉돌,힘들여 단 크릴 미끼가 단 한 순간에 날아가버렸다.

선장이 조타석에서 사이드 미러로 확인을 했는지 재차 "바닥 지형이 아주 들쭉날쭉 하니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추와 낚시채비를 배 안쪽에 반드시 들여놓고 낚싯대는 거치대에 단단히 고정하라고 했다. 고속으로 달리는 배가 파도를 만나 흔들리면 봉돌이 바다에 빠져 낚싯대로 끌고 가 버리는 사고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스위치만 누르면 윙~
이번에는 수심 40m가 훌쩍 나왔다. 신호에 따라 두세 번 채비를 수동으로 감아올리고 나니 입에서 단내가 났다. 80호 봉돌의 무게도 깊은 수심을 만나니 만만찮았다. 나이스 호에 비치된 전동릴 채비를 빌렸다.
스위치만 누르면 윙 하고 채비를 걷어올리는 멋진 장비. 외줄낚시는 전동릴이 있어야 편리했다.

바닥에서 입질이 왔다. 뭔가 당기는 힘이 예사롭지 않아 전동릴을 천천이 감았다. 올라온 물고기는 50㎝ 정도의 광어. 바닥이 순백인 것이 전형적인 자연산의 특징을 보였다. 밤늦게까지 준비한 특급 꼴두기 채비는 생미끼를 우선 쓰느라 담가 보지도 못했다.
왕갈치 낚시에 도전하다.
부산앞바다에 아스라이 점점이 떠 있는, 그래서 밤바다 수평선을 환하게 밝힌 배들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은가? 밤에 불을 밝혔으니 오징어잡이배라고 단정하기가 쉽다.
하지만 그 중 많은 배들은 왕갈치잡이에 나선 낚싯배들이다. 낚시인과 어업인의 경계는 분명하지만, 막상 고기를 잡는 행위에 돌입하면 쉽사리 구분이 어렵다.
왕갈치 낚시는 어업인의 경지에 한발 들어선 진한 체험이었다. 은빛 왕갈치가 뱃전에 퍼득였고, 동틀 무렵 만선에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경남 최남단 홍도 해상에서 형성된 갈치 어군이 점점 부산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일일이 해경이 호명을 하며 인원을 확인한 후에 출항을 했다. 출항전 자리를 정하는 제비뽑기도 했다. 여러 사람이 하다보니 이물과 고물쪽 자리가 상대적으로 넓어 인기였다. 일찌감치 선실에 누워 체력을 비축했다. 모두들 그렇게 했다. 멀리 서울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김대운(서울 봉천동) 씨도 동료 2명과 선실에 자리를 잡았다. 깜박 잠이 들었을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막 해가 수평선에 걸려 석양을 토해내고 있었다. 멀리 남형제섬의 등대가 보였다.
나이스 호는 시앵커(풍닻)을 놓는 중이었다. 시앵커는 보통 표류하는 선박이 사용하는 것이지만, 적당히 조류에 저항하며 천천히 이동하는 갈치 낚시를 위해 설치하는 조구이기도 하다. 물속에 펴지는 낙하산이라고 이해를 하니 편했다. 모양도 이치도 똑 같다. 해가 넘어가자 갑자기 추워졌다. 다운 자켓을 겹쳐입었다.
헤드랜턴을 준비해 갔지만 필요가 없었다. 집어등이 대낮같이 밝게 밤바다와 배 위를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출발하기 전에 이미 채비를 준비했던 사람들은 벌써 갈치 구경을 했다. 선장은 마이크로 중계를 하기 시작했다.
"앞쪽에서 잔갈치 몇 마리가 올라옵니다. 너무 바삐 서둘지 마시고 차분하게 준비해 주십시오." 재바른 이들이 갈치를 잡기 시작하자 모두들 마음이 바빠 부산했는데 선장이 또 "오늘 피크 타임은 새벽 3시입니다. 낚시는 평생 가져갈 취미니 너무 서둘다가 안전사고가 나면 큰일입니다. 미끄럼 조심하시고, 시간이 많으니 천천히 준비해 주십시오."라고 다독여 주었다. 박 선장에게 빌린 전동릴과 갈치 전용 낚싯대를 거치는 해 놓았지만 작동이 되지 않았다. 물끄러미 바다만 쳐다보고 있는데 선장이 오더니 배터리 연결선의 극을 바꿔준다. 분명히 `빨간색을 플러스 단자에 연결하면 되죠'하고 직접 설치했는데 거꾸로 설치를 해 놓았던 것이다. 머쓱해졌다.
이번에는 채비를 내리지 못해 당황했다. 옆 자리에 앉은 노창근(부산 동래구) 씨가 슬며시 오더니 `레버를 내리고 채비를 내렸다가 레버를 살짝 작동시켜 조금씩 올리면서 입질층을 파악하세요'하고 알려주었다. 노 씨는 나이스 호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 4년 째 시즌이면 왕갈치 낚시를 온다고 했다. 통영이나 목포, 제주에도 왕갈치 낚시가 이루어지지만 조황에 차이가 없으니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채비를 내리고, 살살 올리다가 초릿대가 토도독 신호를 하면 멈춘 뒤 핸들을 몇 바퀴 감고, 또 입질을 기다렸다가, 또 감고, 이렇게 하니 한 번에 서너 마리의 갈치가 줄줄이 달려 올라왔다. 급기야 두어 시간이 지나자 7개의 낚시에 모두 갈치가 무는 쾌거를 이뤘다. 줄을 태운 것이다. 박 선장이 축하한다며 사진을 찍어주었다. 눈앞에는 다소 포말이 이는 높은 파도가 일렁였고, 약간의 멀미 기운이 있었지만 갈치 낚는 재미에 배가 어디로 가는지 관심도 두지 않았다.
느낌으로는 점점 대마도 쪽으로 진행하는 것 같았다.
제발 대 삼치 한 마리만
앞쪽에서 연달아 왕갈치가 올라온다는 방송이 들렸다. 부산 사하구 괴정에서 온 정종문 씨가 연달아 5지급 왕갈치를 걸어낸 것이다. 정 씨는 넓은 자리도 확보했거니와 실력이 좋아 채비를 다 하면 200호나 되는 추를 힘차게 어둠속으로 던져 단숨에 채비를 펼쳤다. 옆사람과 걸림도 없고, 채비도 안정적으로 펴지는 기술이었다.
사진 촬영을 하러 이물 쪽으로 가니 서울팀 김대운 씨가 대물을 걸어 낑낑댄다. 1m가 훌쩍 넘는 대삼치였다. 김 씨는 이미 두어 마리의 삼치를 잡아놓은 참이었다. 정 씨는 왕갈치를 연신 올리고, 김 씨는 삼치와 갈치를 연달아 히트시키고, 무척 활기찼다. 서둘러 사진을 찍고 자리로 돌아와 낚시에 매진했다.
그런데 박 선장이 "수심 25m.35m권에 삼치 출현. 삼치 조심하십시오"라고 방송을 했다. 삼치는 낚시에 걸린 갈치를 훔쳐가는 바닷속 `도둑고양이'일 뿐만 아니라 채비를 물면 옆사람과 엉키게 하는 불청객이었던 것이다. 삼치 군단이 출현할 때마다 박 선장은 주의 방송을 날렸다.
4지가 살짝 넘는 왕갈치 몇 마리를 올리자 옆 자리의 노 씨가 "이제 잘 잡네요"하며 칭찬해 주었다. 노 씨는 왕갈치 낚시는 어부의 그것과 같다며 `허허' 웃으며 호조황을 만끽했다.
양옆에서 퍼드득퍼드득 대삼치를 연달아 올렸다. 삼치도 잡고 싶었으나 잘 물어주지 않았다. 몇 번 입질을 받았는데 옆자리와 채비가 걸려 푸는데 애를 먹었다.
그래도 한 마리 낚고 싶어 수심을 60m에서 30m권으로 살살 올렸다. 초릿대가 요동을 치더니 삼치가 물었다. 전동릴을 힘차게 감았다. 하지만 웬걸. 얼굴만 보여준 미터급 삼치는 줄을 끊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갈치로 쿨러를 채웠으니 여유를 부려봤는데 삼치는 인연이 아닌 모양.
철수를 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더니 우연히 동승했던 미우피싱 이재홍 대표가 중삼치 한 마리를 선물로 주었다. 나이스!!
태종대의 봄은 도다리소이다
지난봄에 영도 앞바다에서 도다리 낚시를 했다. 이제 곧 겨울이 올 것이고, 그 다음은 봄이다. 태종대 앞바다 돌자갈 밭에서 일명 `돌 도다리'가 나온다고 했다.
1월말까지의 도다리 금어기가 풀리면 나이스 호는 도다리 탐색에 나선다.
멀리 나갈 것도 없다. 태종대 등대 전망대 바로 코앞에 씨알 좋은 도다리 포인트가 있다고 했다. 영도 토박이 박춘식 선장은 어업을 하다가 10년 전부터 나이스 호를 운영하고 있다.
배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았다. 나이스 호는 해양대 바로 옆에 있는 하리항에서 오전 6시에 바다로 나간다고 했다.
"여긴 조류가 세서 80호 봉돌을 써야 합니다. 안 그러면 낚시가 힘들어요." 조수 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조금 물때인데도 그렇다고 했다. 믿기지 않았지만 따라야 했다.
다행히 시험 삼아 단 80호 봉돌을 낚싯대는 잘 견뎌주었다.

박 선장이 "굵은 도다리가 잘 나오는 특급 포인트"라고 말했다. 80호 봉돌은 배에서 미리 나눠주었다. 봉돌을 개인이 준비를 하지 않고 빌려주는 이유는 채비의 엉킴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같은 봉돌을 사용해야만 배낚시를 할 때 옆 사람과 엉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걀 크기만 한 봉돌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서 연처럼 휘날리기 시작했다.
조류가 생각보다 셌다. 겨우 바닥에 닿긴 했지만, 얼마나 많은 줄이 풀려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태종대 자갈마당이 보이는 곳
30분 쯤 지났지만, 아무래도 조류가 너무 세다 보니 보리멸 한두 마리가 입질을 할 뿐 조과가 좋지 않았다.
"이래 가지고 낚시 하겠나?"는 목소리가 들렸다.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 였다. 배 뒷쪽에 앉은 일행 중 한 명이 "조류가 조금 약한 곳으로 일단 이동을 합시다"고 제안을 했다.
박 선장은 아무래도 조류가 조금 죽으려면 한 두어 시간은 있어야겠다며 배를 태종대 자갈마당 쪽으로 몰았다.
채 10분도 이동을 하지 않았는데 바다는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잔잔했다. 멀리 태종대 유람선을 타는 자갈마당이 보였다.
이 곳 바다는 오히려 80호 봉돌은 무거워서 부담스러웠다. 급히 무게가 가벼운 봉돌로 바꿔 달아 채비를 재정비 했다.
박 선장이 말했다. "도다리는 고패질을 해야 합니다. 채비를 가만히 담가 놓으면 입질이 안 옵니다."

옆자리에는 부산 금정구에서 온 유팔생 씨가 있었다. 유 씨는 주말엔 여수에 볼락을 잡으러 가기로 했는데 우선 가까운 곳인 부산에서 도다리 손맛을 보러 나왔다고 했다.
갯바위 전문으로 배낚시가 익숙하지 않다고 했지만 그래도 오랜 낚시 경력이 있어서인지 곧잘 입질을 받았다.
태종대 도다리 배낚시의 미끼는 염장한 참갯지렁이였다. 잡은 즉시 소금을 쳐서 보관했다가 꺼내 쓰는데 특유의 냄새 때문에 청갯지렁이 보다 도다리의 입질이 빠르다고 했다.
좋은 미끼를 달았지만,, 유달리 채비가 꼬이고 입질이 없었다. 옆에서 가만히 보던 한국조구산업경영자협회 김선관 회장이 봉돌의 위치가 잘못 되었다고 지적을 해 주었다.
봉돌 달 자리에 원줄을 묶었으니 채비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채비를 바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다리 입질을 받았다. `반갑구나 봄 도다리!'
여성 조사 양영의 씨는 나이스 호 카페에서 `양프로'라는 닉네임으로 맹활약 하고 있는 이였다. 양 씨는 솜씨 좋게 도다리 두 마리를 걸어내기도 했다.
박 선장은 "태종대는 늘 파도가 있다고 보면 되고, 조금 물때라도 조류가 세기 때문에 낚시 적기는 조금 물때다"고 알려주었다.
도다리 채비에 주꾸미가 올라오는가 하면, 여름 고기로 알던 성대도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배에 탄 모든 이들이 기분 좋을 만치 도다리 등을 잡았다.
입질이 계속되자 점심을 늦췄다가 늦게야 선장이 마련한 떡국 한 그릇을 먹었다. 속이 확 풀렸다.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에 입질이 살짝 끊기자 모두들 아무 불만이 없이 철수에
동의했다. 잡을 만큼 잡은 것이다. 배 뒤에 자리 잡고 큰 목소리로 어필을 계속 하던 어르신에게 오늘 어땠냐고 물었다."이 만하면 최고지. 오늘 많이 잡았어." 웃음이 뱃전 가득했다.

영도 하리항 가는 길

  • 버 스 : 부산역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걸린다.
    101번, 88A, 88B, 88-1B, 88-1A, 66번을 타고 동삼동 패총박물관 지나 하리항에서 하차.
  • 하리항 선상낚시
    태종대 나이스 호박춘식 선장 010-3595-7275

파노라미오 사진보기

지도안내

교통안내

버스안내

  • 급행101
  • 일반30
  • 일반30(심야)
  • 일반66
  • 일반8
  • 일반88(A)
  • 일반88(B)
  • 마을씨티투어2
  • 마을영도구5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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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기자
이메일jaehee@busan.com
관심분야낚시, 여행, 해양 레저 등 놀고 먹는 것
이재희  사진

취재후기

바다와 낚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바다로 가는데 이게 먹고사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놀면서 돈 버니 좋겠다고.
하지만, 좀 놀아본 사람은 압니다. 노는 것도 일이면 피곤하다고.
실은 좋은 일을 하면서 직업도 된다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이 아닙니다.
여행 기사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한 방편입니다. 한때 자신의 감동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주입하려 하니 곤란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리 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부산은 속살을 더 보기 위해 가족들을 동원했습니다. 아내와도, 아이와도, 그리고 지난 추억과도 만났습니다.
그 작업이 참 좋았습니다. 모쪼록 부산을 찾은 이들에게 타인의 여행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더욱 멋진 부산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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