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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노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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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추억의 ‘노보트’를 아시나요?

광안리 해수욕장과 관련한 세 명의 바보가 있겠다. 첫 번째 바보는 광안리에 와서 해수욕만 하고 가는 사람이다. 두 번째는 광안리에 와서 고작 회만 먹고 가는 사람이다. 또 다른 바보는 해수욕도 안 하고, 회도 안 먹고 해변만 거닐다 가는 사람이다. 광안리 세 바보들은 각각의 재미를 즐기기에 스스로도 '싫지 않은 바보'이지만 아무래도 광안리 ‘노보트(노를 젓는 보트)’ 만큼은 꼭 한 번 타 봐야 한다. 왜? 추억이니까. 또 왜? 고기가 잡히니까.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산책도 하고, 해수욕도 하고, 낚시도 하고, 보트도 타고, 회도 먹을 수 있는 즐거운 놀이가 바로 노보트다. 광안리 해수욕장은 낚시 부문에서도 위력적이다.
낚시 좀 한다는 아저씨들은 동네 낚시터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낚시에 어느 정도 이력이 붙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원도권 낚시를 선호하게 된다. 조과가 보장되고, 멀리 가는 만큼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잔 밑'에 기가 막힌 낚시터가 또 이 광안리다.

이곳 광안리 출신 어민들은 이곳을 '냉장고'로 부른다. 고기가 잡힐까 하는 의문은 애초에 없다. 음료와 양념을 장만해놓고 횟감을 잡으러 가는 곳이 그곳이다. '광안리 노보트 낚시터'는 언제든지 필요한 만큼 잡을 수 있는 천혜의 동네 낚시터였다. 봄이면 도다리, 여름이면 보리멸과 성대, 가을이면 전갱이와 삼치가 출몰하는 곳이 이곳이다.

노보트, 그 추억을 찾아 떠나보자!

노보트가 60년이나 됐다고
옛날 광안리에서 한때 연인과 보트를 타 본 경험이 있다면, 단박에 '노보트'의 존재를 알 것이다. 흔히 유원지에 가면 볼 수 있는 노 젓는 유람선이 그것이다.
노보트라는 이름은 노로 젓는 보트라고 특화시키기 위해 광안리관광협회 조합원들이 만든 말이다. 60년 전에는 나무로 만든 보트가 연인들을 태웠고, 지금은 3인승 FRP 보트가 손님을 기다린다. 그런데 이 노보트를 타고 생활낚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했다.

소문을 듣고 전화를 하니 정말 그렇다고 했다. 언젠가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지난여름 원도권 바다는 적조와 폭염으로 조황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
날씨가 무더워 멀리 나간다는 것 자체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가까운 낚시터의 조황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노보트가 기억이 났다.
민락어촌체험관광연합회 정상용 조합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낚시를 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해수욕장 철에도 가능합니다" "햇볕이 너무 따가울 텐데 대비책은 있나요?"
"광안대교 밑으로 가면 그늘이 져서 시원합니다"

광안리로 달려갔다. 40개의 보트는 백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해수욕객이 몰려있는 가운데 해변을 피해 민락동 회 타운이 가까운 곳에 천막이 하나 있었다.
이곳 민락동에서 나고 자라고 살아온 관광연합회 회원들이 출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낮에는 유람 보트 손님이 드물죠. 너무 더우니까요. 하지만 저녁이면 배가 없어 줄을 설 정도죠." 낮 시간대에는 보트가 여유가 있단다. 이 부분에 착안해 낚시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기가 잡혀야 정답이다. 보트에 올라탔다. 정 조합장이 모터보트에 노보트를 묶어 광안대교까지 끌어다주었다.
10명의 여름 사냥꾼들
관광연합회의 회원은 모두 10명. 이 중 조합장을 지낸 신성수 씨는 여든 한 살의 고령임에도 노 젓는 솜씨가 힘찼다. 해변에서 광안대교 아래 낚시 포인트까지는 노를 저어 20분 남짓 걸린다고 한다. 이 거리를 혼자 노를 저어 오가며 운동도 하고 낚시도 즐기는 것이다. 오랜 세월 노보트와 함께 한 연륜이 느껴졌다.
"신 어른과 함께 나가면 살림망이 축 처지도록 잡아오죠." 류지현(65) 고문(광안신협 낚시회)이 말했다. 이곳 민락동에서 자라 광안리 앞바다 물밑의 암초 하나까지 다 자리를 아는 사람이다. 광안리 해변의 보리멸 포인트는 류 고문의 개인 냉장고. 지인들이 찾아오면 잠시 기다리게 하고 보트를 저어 나가 한 30분이면 횟감을 만든다. 물론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이곳 지형과 물 흐름, 고기가 무는 포인트를 꿰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보리멸은 지천이고, 요즘은 여름 어종인 성대가 많으며, 가끔 도다리도 문다고 했다. 물때를 맞추면 전갱이와 고등어는 순식간에 쿨러를 채운다고 했다.
제일 연장자인 신 어르신은 광안대교 아래에서 낚시를 했고, 류 고문과 같은 낚시회 오형철 고문은 대교 아래서 하다가 적조가 밀려오자 갯바위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자와 동행한 부경조구협회 김선관 회장은 대교 아래에 닻을 내렸다.

광안리 해변은 물이 맑았는데 광안대교 인근은 적조가 조류를 타고 와서 시시각각 물색이 좋지 않았다. 이 와중에도 김 회장은 풀치, 성대, 보리멸, 전갱이, 고등어, 용치놀래기 등 광안리에서 접할 수 생활낚시 어종 대부분을 낚아냈다. 노보트는 큰 배가 지나자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이곳은 다른 바다에 비해 큰 선박의 왕래는 극히 드물었다.
카드 채비를 내렸는데 전갱이 한 마리가 물자 낚싯대가 요동을 쳤다. 폭발 입질을 아니었지만, 드문드문 전갱이와 고등어가 입질을 했다. 가을이 되면 시장에서 파는 크기로 자란단다.
차마 숨겨두고 싶은 곳
적조 탓이었는지, 전갱이 입질은 뜸해졌다. 정 조합장이 보리멸 채비로 바꿨다. 30m 정도 캐스팅을 해서 살살 끄니 어김없이 씨알 굵은 보리멸을 올라왔다. 어떨 때는 두 마리, 또 어떨 때는 세 마리. 그리고 어떨 때는 성대가 청갯지렁이를 물고 늘어졌다.
카드 채비는 입질이 없어 한참이나 '채비를 바꿀까 말까' 고민을 했다. 전갱이를 잡고자 고집을 부릴만큼 부리다가 채비를 바꾸자마자 보리멸이 물고 늘어졌다. 광안리 어종의 90%가 보리멸이라는 말이 딱 맞았다. 원하는 만큼 잡을 수 있다고 정 조합장이 자랑을 했다.

본격적으로 보리멸을 노리고 해변 쪽으로 노보트를 옮겼다. 노보트는 자기 힘으로 젓는 게 원칙이지만, 조금 먼 거리라 초보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전화로 부탁을 하면 구조선이 와서 모터보트로 끌어준다.
해수욕객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하도록 표식을 해 놓은 부표가 낚싯배와 입욕객의 경계선이었다. 해변에서는 불과 30~40m 정도의 거리지만 여기가 보리멸 포인트다. 해질 무렵이면 전갱이도 잘 잡힌다고. 회원들은 4m 정도의 장대낚시로 전갱이를 마릿수로 잡아낸단다.

옮긴 자리에서도 성대, 보리멸, 심지어 도다리까지 올라왔다. 부산에 이런 낚시터가 있다는 것을 예전에 미처 몰랐다. 그것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다.
정 조합장이 말했다. "노보트는 광안리해수욕장의 산 역사입니다. 여기서 생활낚시를 손쉽게 즐길 수 있으니 또 얼마나 좋습니까."
낚시꾼은 좋은 포인트는 욕심을 낸다. 심마니가 산삼밭을, 송이꾼이 송이밭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지 않듯이 말이다. 광안리 노보트 생활낚시는 숨은 보석이었다.
보트도 타고 낚시도 하고
전화가 왔다. "대전갱이가 붙었어요. 굵은 놈이 나옵니다." 정상용 조합장의 연락을 받고 다시 광안리로 갔다. 정 조합장은 생활낚시터라고 얕잡아 보면 안 된다며 주의를 주었다. 나무섬, 형제섬까지 전갱이를 찾아 갔지만 시기를 맞추지 못해 못 잡고 돌아온 것이 몇 주 전이었다.
그런데 빤히 바라다 보이는 눈앞의 포인트에서 굵은 전갱이가 쏟아진다니 반신반의 했다.

"굵은 놈은 30㎝도 넘습니다. 어찌 힘을 쓰는 지 끌어올리기도 힘들어요." 정 조합장의 말에 기대감이 점점 높아졌다. 모트를 장착한 관리선의 뒤에 묶인 노보트는 시원하게 광안리 푸른 바다를 가르며 나아갔다.
정 조합장이 카고'(집어 미끼를 담는 통)를 가져왔냐고 조합장이 묻는다. 안 가져왔다고 하니, 조합원 한 분이 카고를 훌쩍 던져주었다.

"전갱이는 밑밥에 대한 반응이 매우 빠릅니다. 카고를 단 채비와 그렇지 않은 채비의조과는 10배 이상은 차이가 납니다"고 정 조합장이 말했다.
밑밥으로는 곤쟁이를 썼다. 작은 새우류인 곤쟁이는 물속에서 쉽게 확산이 되기 때문에 집어 효과가 최고라고 했다. 채 채비도 내리기 전에 옆에 있는 보트에서 벌써 입질이 왔다.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지는 품새가 보통이 아니다.
살살 감아야 얼굴 본다
마음이 급해졌다. 관리선에 앉아 채비를 하는 기자를 물끄러미 보던 조합장이 바늘이 그것 밖에 없냐고 했다. 카드 채비를 가져오라고 해서 묵혀 두었던 볼락 카드 채비를 챙겨 왔는데 바늘이 너무 작다는 것이었다. "바늘이 작으면 전갱이가 금방 떨어집니다. 최소한 12호 이상 바늘은 돼야 합니다." 정 조합장이 선뜻 자기의 카드 채비 한 묶음을 나눠주었다.
바늘 제일 아래에 20호 봉돌을 단 뒤 채비를 바닥에 내렸다. "바닥까지 완전히 내리세요. 오늘은 물때가 좋지 않아 활성도가 좀 떨어져 고기가 바닥에 있네요." 벌써 서너 마리의 전갱이를 걸어낸 정 조합장이 조언을 해 주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한 배를 탄 생활체육 부산낚시연합회 이창우 회장과 한국조구산업경영자협회 김선관 회장은 고전을 하고 있었다. 다들 카고 채비를 써서 고기를 불러 모으는데 일반 카드 채비를 사용하니 입질 빈도가 떨어졌다.
장비를 미처 챙겨오라고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게 미안했다. 카고 채비에는 주로 20㎝가 조금 넘는 전갱이가 올라왔지만 30㎝에 육박하는 놈도 드물게 올라왔다.
"오늘은 씨알이 너무 작네요." 정 조합장이 멋쩍게 웃었다.
`투두두둑~' 입질이 거세게 왔다. 큰 입질이 와서 릴을 힘차게 감았다. 그런데 중간쯤까지 팽팽하던 낚싯대가 갑자기 허전해졌다.
옆 보트에서 낚시를 하던 이창우 회장이 "전갱이는 주둥이가 약해 빨리 감거나 낚싯대를 잡아채면 다 놓칩니다. 릴을 살살 감아야합니다"고 알려주었다.
다시 채비를 내리니 연이어 입질이 왔다. 릴을 아기 다루듯이 살살 감았다. 이번에는 성공이었다. 은빛 찬란한 전갱이가 뱃전에 파닥거렸다.
손맛 다음에는 입맛
입질이 없던 이창우 회장과 김선관 회장이 탄 노보트에서도 입질이 시작됐다. 그런데 낚시 채비에 뭔가 뭉툭한 것이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 물고기는 아니고, 시커먼 캔이 달려 있었다.
김선관 회장이 "우리는 카고가 없어 캔커피 깡통을 밑밥통으로 쓰고 있습니다. 고기 잘 올라옵니다"라고 말했다. 오랜 낚시 경험이 있는 이창우 회장이 기지를 발휘해서 먹고 남은 캔커피 통으로 즉석 카고를 만든 것이다. 확실히 임시방편이라도 `카고'를 쓰니 입질 빈도가 달라졌다며 두 사람은 즐거워했다.

조류가 바뀌었는지 입질이 뜸해졌다. 자리를 약간 옮겨 낚시를 좀더 즐겼다. 점심 때가 넘어서자 갑자기 햇살이 살아나 따가웠다. 1시쯤에 철수를 했다. 고기도 잡을 만큼 잡았다. 다들 아침도 시원찮게 먹어 시장기가 돌기도 했다.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다시 돌아온 노보트에서 내리려고 하니 그 사이 만조가 되어 해면이 무척 높아 있었다. 잔교를 통해 내렸다. 수많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 해수욕장이지만, 안전하게 보트를 타고 내릴 수 있는 접안 시설 하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배가 해안에 닿자마자 마중을 나온 사람이 있었다. 머리에는 자전거 안전모를 썼는데, 자전거 산책을 나온 인근 주민이었다. "멀리서 보니 낚시를 하고 있더라고요. 저도 낚시를 좋아해 한달음에 구경하러 왔어요." 살림통 가득한 전갱이 조과를 보면서 자기가 잡은 것인 양 흡족해 했다.

정 조합장이 조합 어르신들이 잡은 굵은 전갱이 몇 마리를 회로 만들었다. 방금 바다에서 올라온 싱싱한 전갱이 회는 입안에서 구수하게 스며들었다.
구경 온 자전거 라이더도 음료를 내며 자리를 함께 하며 회를 즐겼다.
광안리에서 노보트로 즐기는 전갱이 낚시. 참 손이 즐겁고, 입이 즐거운 보석 같은 낚시다.

기사를 쓰고 있던 10월 하순 정상용 조합장에게 부재중 전화가 왔다. 전화를 했더니 대형 홍민어를 노보트를 타고 잡았다고 했다.
점점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지는 광안리 노보트다.

광안리 해수욕장 가는 길

  • 지하철 : 부산역~도시철도 1호선~서면역 2호선 해운대 장산 방면 환승~도시철도 광안역 하차~도보 15분
  • 버 스 : 시내버스 41번, 40번, 급행 1003번, 1001번 등 40분~1시간 소요
  • 광안리노보트
    - 낚시용 노보트 대여료는 1인 2만 5천 원. 2인 3만 5천 원. 낚시 시간은 일출 30분 후부터 일몰 30분전까지
    - 유람용 노보트는 성인 1만 원, 청소년 5천 원(1시간 기준)
    - 문의 : 민락어촌체험관광연합회 1600-5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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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소개

이재희 기자
이메일jaehee@busan.com
관심분야낚시, 여행, 해양 레저 등 놀고 먹는 것
이재희  사진

취재후기

바다와 낚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바다로 가는데 이게 먹고사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놀면서 돈 버니 좋겠다고.
하지만, 좀 놀아본 사람은 압니다. 노는 것도 일이면 피곤하다고.
실은 좋은 일을 하면서 직업도 된다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이 아닙니다.
여행 기사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한 방편입니다. 한때 자신의 감동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주입하려 하니 곤란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리 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부산은 속살을 더 보기 위해 가족들을 동원했습니다. 아내와도, 아이와도, 그리고 지난 추억과도 만났습니다.
그 작업이 참 좋았습니다. 모쪼록 부산을 찾은 이들에게 타인의 여행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더욱 멋진 부산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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