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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비를 시승했다

석양을 보기 위해 오후 7시 출항을 예약했지만, 선사 측은 태풍이 우려된다며 오후 4시를 권했다.
그러나 출항지인 수영만요트경기장에 나가니 하늘은 티 없이 맑고 파도도 잠잠했다.
태풍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무튼 태풍 때문인지 승객은 우리 부부를 포함해 6명에 불과했다.
요트비는 오후 4시 정확히 계류장을 벗어났다.

요트B 승선기

바다로 나온 요트비는 하늘 높이 커다란 돛을 올렸다. 선장이 승선을 환영하면서 건배를 제안했다. 다들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 육지에서 살다 보니 바다에 나온 것 자체가 해방구로 여겨진 모양이었다. 과거에는 바다라는 것이 너무 거칠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생각됐을 텐데, 바다에 대한 사고가 지금은 확실히 달라졌다.

배의 꽁지부리 갑판에 고정된 작은 식탁에는 분위기 고조를 유도하는 음료와 과일 꼬치가 놓여 있었다. 이를 잠시 맛본 뒤 아내와 함께 갑판에 올랐다. 하얀 갑판이 영화 속 장면 같았다. 갑판은 한여름임에도 생각보다 뜨겁지 않았다. 바닷바람이 열기를 식힌 듯했다. 사실 뜨거워도 상관없었다. 아내의 기분은 배를 타는 순간부터 고조돼 있었다.

주어진 항해는 1시간이었다. 요트비는 동백섬을 돌아 광안대교로 순항했다. 바다에서 바라본 마린시티는 육지에서보다 더 웅장했다. 거대하고 새파란 유리 외벽의 건축물은 푸른 바다와 하늘 사이에서 묘한 그림자를 만들었다. 푸른 그림자였다. 어떤 사람에게는 도시의 시야를 가리는 푸른 악마처럼, 또 어떤 사람에게는 부의 상징처럼 여겨질 테다.

요트비 주변으로 카약과 윈드서핑, 쾌속정이 수없이 지나가며 제 나름의 여름을 즐겼다. 부산의 여름 풍경이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항행 중 세 가지 이벤트가 진행됐다. 첫 이벤트는 족욕이었다. 작은 목조 욕탕에 얼음을 잔뜩 넣어 발을 담가라고 했다. 더위에 약한 아내는 이를 유난히 좋아했다. 족욕이 끝나자 이물에 설치된 그물망에 그대로 드러누워 햇빛을 즐겼다.
그 무렵 한 승선원이 다가와 선상 낚시를 제안했다. 낚싯줄이 15m가량 내려가 바닥에 닿았다. 낚싯줄을 한참 동안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지만 입질은 없었다. 다른 가족 중 한 명이손바닥 길이의 보리멸 한 마리를 건져 올린 것이 이날의 전체 성과였다. 승선원은 "태풍 때문에 고기가 다 숨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다른 날에는 고기가 제법 많이 잡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이벤트는 바비큐였다. 입맛을 당길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 식사에 대해서는 개선 여지가 있었다. 요트비가 광안대교를 지날 무렵 탑승객들은 기념 사진을 찍느라 부산을 떨었다. 우리도 '요트비'라는 레터링이 잘 보이는 돛을 배경으로 촬영에 나섰다. 아내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다 쑥스러운 듯 웃었다. 그 순간 시원한 바람이 돛과 함께 얼굴을 스쳤다. 사진은 폴로라이드 형태로 하선 때 선물로 주어졌다. 아내는 “사진이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사진은 담배갑보다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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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충 기자
이메일choong@busan.com
관심분야산,해양레저
백현충  사진

취재후기

'인자요산 지자요수'라고 했는데, 아직 산을 좋아할 만큼 어진 마음은 갖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지천명. 나이 50에 이르면 가장 쑥스러운 것이 자기자랑일 테다. 솔직히 자랑할 것도 없고.
능력은 더더욱 없으니 결국 주변사람들 덕에 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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