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골목을 아시나요?
부산문화관광에서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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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은 정겨움이다. 어릴 적 그곳은 놀이의 공간이었다. 골목에서는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았고,가끔은 싸우는 소리도 들렸다. 이웃과 안부를 나누는 정도 있었다. 그게 사람 사는 삶이다.
이제 그런 골목은 사라지고 어린 시절의 추억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사라졌다.
하지만 이 정겨움의 골목을 부활시킨 곳이 있다. 흔히 '대연동 문화골목'(부산 남구 대연동)이라고 하는 곳.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 역에서 내려 부경대 쪽으로 가다가 두 번째 블록에서 왼쪽으로 꺾어 100m 정도 걷다보면 문화골목이 보인다. 골목은 ‘경성대 앞’부르는 대연동 주택가의 주택 5채를 매입해 담장을 허문 뒤 기존 건물의 구조를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만든 복합공간이다. 용천지랄 소극장과 갤러리, 커피숍, 와인바, 라이브카페, 주점 등 다채로운 장소로 이용되고 동서남북 어느 곳이든 뚫려 있는 입구는 소통을 생각하는 건축가의 의지가 엿보인다.
가장 넓은 북쪽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면 맨 먼저 사람 키 정도의 큰 목어가 머리 위에서 손님을 반긴다. 이어 오래된 자전거와 녹슨 고철, 철계단 이곳에서는 낡은 것이 대접받는다. 골목을 쭉 들어서면 건물과 건물. 그 사이의 틈은 길이 되고 연결 고리가 되고 공간이 된다. 한참을 구경하다 보면 마치 미로같이 느껴진다. 이런 신비롭고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사진작가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이곳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다.
- 잠시 쉬어가는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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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의 나무가 안으로 들어와 훼손되지 않고 다시 밖으로 빠져나간다. 자연 상태를 그대로 훼손하지 않으려는 친환경 건축의 의도가 느껴진다.
골목을 한 바퀴 돌고 나오면 '차를 나눠 마시는 친구'란 의미의 커피숍인 '다반'(茶伴)도 있고 와인과 카레가 있는 ‘부엉이집’, 일본식 주점
'몽로', 막걸리를 파는 아담한 주점 '고방'도 있다.
2층으로 올라가자, 1만 8천 장의 LP판과 CD로 벽면을 가득 메운 라이브 카페 '노가다'(老歌多)를 만난다. 노가다란 '오래된 음악이 많다'란 의미. 주변에 있는 다른 소품들도 예사롭지 않다. 오래된 구형 영사기에 '년소자 관람불가' 입간판도 눈에 들어온다. 생맥주와 노가리도 근사한 곳이다. '노가다' 맞은편으로는 80석의 객석을 갖춘 '용천지랄'이라는 소극장도 있다. 세상에 대한 일체의 눈치도 간섭도 없이, 입에 거품을 물고 세상의 지축을 흔들며 하늘로 솟구치려는 용의 몸짓처럼 야단법석인 그런 연극을 하는 소극장을 '용천지랄소극장'은 표방한다. 여든에서 백 명 남짓 앉으면 정겨운 소극장. 친근해서 살가운 극장이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워서 좋고, 배우의 코털까지 보며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을 언제든 관람할 수 있다.
건너편 3층 옥상에는 공연을 하러 내려온 배우들에게 빌려주는 게스트 하우스 '선무당'이 있다. 앞에는 큰 종탑이 있는데 이곳은 문화골목 주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달빛 밝은 날이면 사랑을 고백하기 더 없이 좋다.
건축부터 소품까지 재활용한 덕분일까. 2008년엔 기존 조경과 수목들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폐건축자재를 재활용해 앞으로 부산이 지향해야 할 도시재생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부산다운 건축상' 대상을 받았다.
문화골목은 잠깐 스치는 곳으로 생각하기보다 반나절 이상 여유를 가지고 찾기를 천한다. 연극이든 다과든 땅거미 내려앉은 후부턴 막걸리에 맥주, 소주까지 골목을 촉촉하게 적셔볼만하다. 그렇게 문화골목은 밤은 깊고 길다.
문화골목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golmok58) 소개 글에 이런 글귀가 있다.
“수채화 물감으로도 채울 수 없는 시간의 때가 미로 같은 골목 안에 있습니다.
낙서 같은 글귀가 새겨진 녹슨 대문이 아무 저항 없이 열려있고 오랜듯이 자라고 있는 植生들이 모여
휴식하는 이에게 그늘을 주고 때로는 꽃으로 때로는 줄기로 때로는 낙엽으로 계절을 이루면서 이제는 저절로 숲이 되고 있습니다.”
문화골목을 제대로 즐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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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골목
주소 : 부산시 남구 용소로 13번길 36-1
전화번호 : 051)625-0730
명칭 | 영업시간 | 전화번호 | 명칭 | 영업시간 | 전화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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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지랄소극장 | - | 051-635 - 4316 | 몽로 | 오후 6시~새벽 3시 | 051-612-4312 |
다반 | 오후 12시~새벽 2시 | 051-625-0765 | 고방 | 오후 6시~새벽 2시 | 051-625-0733 |
노가다 | 오후 6시~새벽 3시 | 051-625-0735 | 부엉이집 | 오후 6시~새벽 2시 | 051-625-0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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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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