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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 三色三味

부산문화관광에서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관광지!

파스텔 톤의 성냥갑 주택과 미로,
그리고 예술 작품….

감천문화마을 여행은 '술래잡기'라 걷는 게 일이다.
오죽하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걸었다고 볼멘소리를 할까.
볼거리에 비해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말도 들리는데 정말 그럴까? 요즘은 그렇지 않다.
감천문화마을 입구 쪽에는 생각보다 많은 음식점이 들어섰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을 정도다.
그중 세 가지를 소개한다. 감천문화마을 입구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허니버터 닭강정,
씨앗호떡이 아닌 씨앗호두빵, 그리고 와인바에서나 주문할 수 있는 뱅쇼다. 뱅쇼는 겨울에만 마실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별난 테이크아웃 주전부리 세 집을 찾아보자. 참, 감천문화마을의 마스코트인 어린왕자가
지난해 말 50m '우 클릭'했다는 소문 들어봤나? 뱅쇼 마시려고 그랬단다. ㅋㅋ.

三色三味, 그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감천문화마을 여행하려면
감천문화마을은 행정 명칭상 감천2동으로 불린다.
그러나 감천2동보다 감천문화마을이란 이름이 훨씬 낯익고 잘 알려졌다.
감천문화마을은 지역 예술인들이 마을사람들과 함께 벽화를 포함한 공공 예술을 곳곳에 설치하면서 자연스레 붙었다. 감천2동을 전국적으로 알린 계기가 바로 공공예술에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한국의 마추픽추’, ‘한국의 산토리니’란 별칭을 얻었다. 계단식 집단 가옥이 마추픽추나 산토리니를 닮았다는 뜻에서다.

앞서 이곳은 ‘태극마을’로 불리기도 했다. 태극도 교인들이 집단 이주해 산 데서 유래했다. 태극도는 일제강점기인 1918년 조철제라는 사람이 세운 증산교 계통의 교단이다. 1936년 조선총독부의 유사 종교 해산령으로 교당 건물이 철거됐으나 광복과 함께 교세를 다시 확장해 1948년 부산 중구 보수동에 본부를 설치했다. 이곳에 정착한 것은 6.25전쟁이 끝난 뒤인 1955년으로, 본부를 옮기면서 교인들도 따라와 집단 거주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감천문화마을은 외지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졌지만, 부산 사람들도 꽤 많이 찾는다. 특히 과거에 이곳을 한번이라도 찾은 사람이라면 크게 놀랄 수밖에 없다. 환경이 그만큼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왜 사람들이 이곳을 그렇게 많이 찾는지에 대해 여전히 큰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웅장한 건축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감천문화마을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도대체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튼 감천문화마을은 한 해 100만 명이 찾는 부산 최고의 ‘핫한’ 여행지 중 한 곳이 됐다. 요즘은 입구 쪽에 워낙 많은 상가가 들어서 수년 전의 한적한 마을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br/> 것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탐방은 크게 A, B 코스로 나뉜다. 두 코스는 일부 구간에서 중복되는데, 출발점은 모두 마을 입구로 두고 있다. 마을 입구에 공영 및 사설 주차장이br/> 있으니 주차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사설 주차장의 경우 주차 시간에 상관없이 대당 3천 원.
A코스는 마을 입구에서 걷기 시작해 나인주 작가의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북카페 ‘흔적’, 정희욱 작가의 ‘평화의 집’, 박태홍 작가의 ‘바람의 집’, 노주련 작가의 ‘빛의 집’ 등을 거쳐 원점으로 돌아온다.

B코스는 ‘바람의 집’과 ‘빛의 집’, 감내어울터 등을 지나 원점으로 되돌아온다. 모든 길은 오로지 발품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곳곳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과 예술작품 때문에 지루할 새가 없다. 감천문화마을의 인기 덕분에 요즘 부산 작가들 사이에서는 감천에 작품 하나 설치하지 못하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 나인주 작가의 ‘어린왕자와 사막여우’다.
주말과 일요일에는 아예 긴 줄이 형성될 정도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 사람들이 다 어린왕자와 어깨를 걸고 사진을 찍으려 한다는 것. 그렇게 하려면 아랫동네를 내려다보는 듯 담에 걸터앉아야 하는데, 이때 사막여우가 외톨이가 된다. 아, 여우가 가엾다. 한 지인은 소설 속에서 우정과 조언을 가장 잘 해주는 것은 오히려 사막여우인데, 왜 외톨이로 놔두는지 사람들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요즘에는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옆의 ‘등대 포토 존’과 ‘아이 러브 유’도 인기가 높다. 탐방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이들 명소 이외에도 추억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는 많다. 작가들이 선정한 포토 존 만도 하늘마루, 바다 포토 존, 어울터 등 무려 6곳이나 된다.
그중 감내어울터는 옛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커뮤니티 센터로, 1층은 공방, 2층은 카페 및 갤러리, 3층은 문화강좌시설, 4층은 방문객 쉼터 및 옥상 전망대로 활용되고 있다. ‘작은 박물관’은 최근에 건립됐다. 감천 주민들이 모은 옛 사진과 생활용품이 주제별로 전시돼 있어 어릴 때의 추억을 더듬기에 좋다.

일명 ‘별 보러 가는 계단’이라는 이름이 붙은 148계단도 흥미로운 곳이다. 워낙 가파른 지형이라 148개의 계단을 올라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무거운 짐을 들고 올라가는 아낙의 사진이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지금은 여행자들이 추억의 사진을 찍는 명소로 바뀌었다.

아이들과 함께 왔다면, 혹은 연인끼리 왔다면 체험 여행은 필수 코스다. 지역 예술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도자기 공방, 목공방, 섬유공방, 화혜장 전수관, 입주작가 공방 등 다양한 체험 장소가 있다. 도자기 공방에서는 도자기로 된 컵, 목걸이, 열쇠고리 등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데, 한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체험비는 6천∼2만 5천 원 선이다. 목공방에서는 시계와 집게, 연필꽂이, 머리방울 등을 만들 수 있고, 화혜장 전수관 (051-292-2224)에서는 조선시대 아이들이 신던 신발 종류인 초립동과 금혜(비단신), 운혜(구름 모양 장식의 신발) 등을 제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단, 당일 제작은 초립동(9천 원)만 가능하다.

감천문화마을은 관광지가 아니다. 엄연히 사람들이 주거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주민들의 삶을 해치는 일은 곤란하다. 이를 위해 마을에서 판매하는 코스 지도(3천 원)를 구매해 다니는 것이 좋다. 주민을 촬영할 때도 초상권을 보호해야 한다.
혹, 지도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벽에 걸린 물고기 모양의 작품을 따라 가면 된다.

감천문화마을 최고의 스타는 어린왕자다. 개인적으로 어린왕자가 왜 이곳에 있는지, 관련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 마을을 다 둘러보는 데는 2시간 정도 걸린다. 구입한 지도에 스탬프를 찍어 감내어울터에 가져가면 엽서 한 장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에 가기 전에도 둘러보아야 할 곳이 있다. 기찻집 예술체험장, 최민식 갤러리 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아미골 공영주차장에서 내린다. 주차장 벽을 따라 20여 점의 최민식 선생의 작품이 전시돼 있고, 조금 뒤 ‘기찻집 예술 체험장’이 나온다. 이곳은 ‘아미맘스’(아미동 어머니들)라는 이름의 동네 아주머니 모임에서 운영하는 공간으로, 쿠키와 케이크, 팔찌 등 공예품을 배울 수 있다.
기찻집 예술체험장을 지나면 부산 1세대 사진작가인 고 최민식 선생의 갤러리인 ‘아미문화학습관’이 나온다.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인데, 2층이 그의 갤러리다. 지하 1층은 공부방, 1층은 아트 스페이스, 3층은 카페다. 갤러리에는 그의 유품과 사진, 책 등이 전시돼 있고, 15분 남짓의 동영상도 볼 수 있다.
비석마을은 이름부터 독특하다. 일제강점기 때 이주한 일본사람들의 공동묘지 위에 마을을 만들었는데, 당시 가난한 마을사람들 입장에서 건축자재가 없다 보니 묘지의 비석을 뽑아 계단이나 벽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미골 공영주차장에서 언덕을 따라 오르면 산상교회가 나오는데, 그 주변이 다 비석마을이다. 산상교회 앞 모퉁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허니버터 닭강정,
땡초 불닭이랑 달콤한 닭강정
눈꽃송이 삼총사?
빙수도 아니고, 닭강정에 적합한 이름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설명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채소와 치즈, 마늘을 아주 잘게 갈아 만든 양념을 눈꽃처럼 닭강정 위에 뿌려 먹기 때문이란다. 야채크림·치즈·허니버터 닭강정이 눈꽃 삼총사다.

야채크림 닭강정은 크림의 고소함과 채소의 신선함이 잘 결합됐고, 치즈 닭강정은 단맛이 부드럽다. 허니버터 닭강정은 요즘 유행하는 벌꿀버터에 마늘가루를 뿌렸다. 마늘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내 의외로 깔끔하다.
이인(57) 사장이 감천문화마을에서 닭강정 가게를 연 것은 2년 전이다. 그는 이전에 중앙동과 서면에서 25년간 '개성삼계탕집'을 경영했다. 닭 요리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는 얘기다. 감천문화마을은 그의 고향이다.

가게는 넓다. 하지만 테이크 아웃 손님을 위해 일부러 주방을 가게 입구에 배치했다. 컵 닭강정과 닭꼬치도 테이크 아웃 용도로만 팔고 있다. 혹, 실내에서 먹으면 나중에 뒷정리를 스스로 해야 한다. 이른바 '뒷정리 셀프'다. 벽면에 1950∼60년대 감천문화마을 풍경 사진 6장이 걸려 있으니 닭강정을 기다리는 동안 감상할 일이다. 국제시장에 큰불이 난 뒤 철거된 보수동 판자촌의 판자를 피란민과 태극도 교민들이 가져와 지은 집이 그대로 나타난다.
  • 상세정보
  • 가격 : 눈꽃송이 삼총사(야채크림·치즈·허니버터) 닭강정 (각 3,000원), 땡초불닭·닭조림 (각 15,000원), 양념치킨·반반치킨 (각 14,000원),
                              프라이드 치킨 (13,000원), 통구이 (1,2000원)
  • 영업시간 : AM 09:00 ~ PM 23:00
  • 매장주소 : 부산 사하구 옥천로 127
  • 전화번호 : 051)293-8292
씨앗호두빵, 언덕 위의 집
모양은 호두과자, 내용물은 씨앗호떡 같은 씨앗호두빵.
씨앗호떡? 호두과자? 아니다. 씨앗호두빵이다. 생김새는 호두과자와 비슷하지만 속에 들어간 것은 호두가 아니라 해바라기, 호박씨, 땅콩가루란다. 5개를 주문하니 "찾아 줘서 고맙다"며 감사의 뜻으로 1개를 더 얹었다. 그 순간 서로 웃었다. 덤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씨앗호두빵은 고소하면서도 느끼하지 않다. 박수용 사장은 "기름을 사용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씨앗호떡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지만 완성품을 만드는데 시간이 꽤 걸렸단다. "처음에는 호두과자나 붕어빵처럼 구웠어요. 그런데 반구 모양이 서로 잘 붙지 않는 겁니다. 시행착오 끝에 반죽을 동그랗게 만들어 겉에 씨앗을 심었지요."
그는 37년 전 고향인 강원도 영월에서 이곳으로 와서 평생 막노동을 했다. 그러나 10여 년 전 다리를 다쳐 트럭에서 붕어빵을 팔았다. 구멍가게 '언덕 위의 집'을 열고 씨앗호두빵을 판 것은 2013년 8월부터다.

씨앗호두빵과 함께 파는 '사랑의 솜사탕'도 별미다. 하트나 꽃 모양이라 어린이와 연인들이 좋아한다. 색소도 넣지 않는다.
가게는 허름해도 남을 해치면서 이득을 얻을 생각은 없다고 그는 잘라 말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구멍가게의 낮은 천장과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핑크빛 메모지가 가득 붙었다.
  • 상세정보
  • 가격 : 씨앗호두빵 5개 (1,000원), 사랑의 솜사탕 (1,000~2,000원)
  • 영업시간 : AM 07:00 ~ PM 20:00
  • 매장주소 : 부산 사하구 감내2로 117
  • 전화번호 : 010-6864-6750
따뜻한 와인, 뱅쇼 - 포스트 카페
따뜻한 와인으로 잘 알려진 뱅쇼(오른쪽)와 테이크아웃 맥주.
'포스트 카페'라는 이름보다 'OB'라는 맥주 상호가 더 눈에 띄었다. 여성이라면 맥주보다 헤나 문신 그리는 집으로 더 기억할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이 집에서 정작 소개하고 싶은 것은 맥주도, 헤나도 아닌 '뱅쇼(Vin Chaud)'다.

카페 입구에서 '뱅쇼'라는 단어를 읽었을 때 사실 혀보다 가슴이 먼저 놀랐다. 유럽 여행 때 축제장이나 벼룩시장에서 덩치 큰 할머니들이 종이컵에 한 국자씩 담아 주던 그 뱅쇼를 이곳에서 발견할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뱅쇼는 프랑스어로 '따뜻한(chaud) 와인(vin)'을 뜻한다. 유럽에서 감기 예방이나 기력 회복용으로 즐겨 마시는 겨울 전통 음료다.

종이컵에 내놓는 뱅쇼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달콤했다. 붉은 빛깔도 좋았다. 입술과 혀끝을 적신 뒤 식도를 타고 들어온 액체는 온몸을 시나브로 데웠다. 강석동(42) 사장은 "계피와 정향, 과일을 썰어 넣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매운맛이 약간 났다.

포스트 카페는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실내 벽에 우표와 엽서가 잔뜩 붙었다. 우표는 그의 아내가, 엽서는 그가 수집했다. 가게 입구에는 빨간 우체통도 있다. 그래서 '포스트(우편) 카페'다. 팁 하나! 이곳에도 로얄석이 있다. 창가에 붙은 식탁에 앉으면 마을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 상세정보
  • 가격 : 뱅쇼 (4,000원), 생맥주 크림, 라임, 자몽 (2,500∼3,500원), 헤나 (3,000 ~ 30,000원)
  • 영업시간 : AM 10:00 ~ PM 21:00
  • 매장주소 : 부산 사하구 감내2로 122
  • 전화번호 : 010-6639-2484

감천문화마을 교통편

대중교통이 편하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토성역을 기점으로 삼는다. 부산역에서 타면 중앙역, 남포역, 자갈치역 다음이다.
6번 출구로 나오면 부산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마을버스(사하구1-1, 서구2, 서구2-2번)를 탄다.
서구3번 마을버스도 이곳에 서지만, 구덕운동장 방면으로 가니 탑승하면 곤란하다. 하차는 감정초등학교 앞에서 한다. 부산대병원에서 7번째 정류장이니 멀지 않다.
혹, 최민식 갤러리와 비석마을을 먼저 들를 생각이라면 4번째 정류장인 ‘아미골 공영주차장’에서 내린다.
  • 문의 : 삼경여 객 051-638-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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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충 기자
이메일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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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충  사진

취재후기

'인자요산 지자요수'라고 했는데, 아직 산을 좋아할 만큼 어진 마음은 갖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지천명. 나이 50에 이르면 가장 쑥스러운 것이 자기자랑일 테다. 솔직히 자랑할 것도 없고.
능력은 더더욱 없으니 결국 주변사람들 덕에 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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