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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 푸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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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최남단 외섬, 한번 가보셨나요?

가을의 부산 앞바다는 대형 물고기들의 향연이 열리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부산 사하구 다대포 앞바다는 특히 부시리와 방어, 삼치와 참돔 등대형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맘때면 부산의 낚시꾼뿐만 아니라 전국의 낚시꾼들도 진한 손맛을 보기 위해 다대포를 찾는다.

다대포가 낚시를 하기에 편리한 점은 선박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낚시어선연합회와 낚시가게들이 협력을 하여 손님을 모으고, 낚시정보를 제공하며, 갯바위로 안내를 해 준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낚시는 몰라도, 가보지 못한 섬에 대한 동경으로 이곳 섬들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이 낚시어선들은 매우 유용하다. 특별히 별도의 관광유람선이 없는 이곳 사정이고 보면, 이 일대 섬을 방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이곳 다대항에서 운영하는 낚시어선들이다.
자 이제 부산의 최남단 남형제도(외섬)로 여행을 떠나보자. 당신의 손에 낚싯대가 들려있던, 등에 작은 배낭을 메고 있던 상관없다. 미지의 섬은 당신에게 황홀감을 안겨줄 것이다.

다대포 잔교

황홀감을 안겨줄 미지의 섬, 탐험을 시작해보자!

남형제도는 바다를 지키는 윤흥신
다대항에서 남쪽 바다로 19㎞를 곧장 달리면 남형제도가 있다. 면적 1만 382㎡다. 빨간 등대 하나가 외롭다. 부산의 최남단 극점. 남형제도의 원래 이름은 외섬이다. 지금도 다대 사람들이나 이곳 어민들은 외섬이라 부른다. 외섬(孤島)이 엉뚱하게 남형제도이 된 것은 일제의 측량 잘못. 일제는 외섬 보다 북쪽에 있는 형제섬을 보고 남쪽에 있다하여 남형제도라 해역 지도에 써넣어버린 것이다.

다대문화연구회 한건 회장은 "다대항에 있는 고리도(故里島)도는 일제가 주민들의 발음을 고래로 잘못 알아듣고 고래섬인 경도(鯨島)로 표기하며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일제가 측량한 지리 자료를 그대로 쓰다 보니 원래 고리섬은 지금도 '경도'로 지도에 등재돼 있다.

부산의 4극을 취재하며 세관 부산경남본부의 감시정 `부산 313호'를 타고 남형제도로 간 적이 있다. 최고속도 35노트 워터제트 엔진을 단 쾌속정으로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당시 김용귀 감시정장은 "남형제도는 제주도나 남지나해로 원양 항해을 하는 선박들의 중요한 이정표다"고 말했다. 아열대성 특성을 보이는 남형제도 바다 밑은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밤수지맨드라미가 서식하고 있다.

민속학자 주경업 선생은 "남형제도이 아름다운 것은 육지와의 관계 때문"이라고 했다. 다대포는 부산의 관문이며 남형제도은 그 문루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산이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숨구멍이 남형제도"이라는 것이 주경업 씨의 정의다. 다대문화연구회 한건 회장은 남형제도를 빗대 임진왜란 순절 공신 윤흥신 첨사를 이야기 했다. 윤 첨사는 동래부사를 지낸 조엄 부사의 3대와 84년의 아름다운 인연이 있다.

한 회장은 "조엄 부사가 동래로 부임해 윤흥신 첨사를 충렬사에 모시게 되었고 그 손자인 영의정 조인영의 명으로 윤공단이 다대진 자리에 세워졌다"고 했다. 윤 첨사의 부친은 을사사화에 사사를 받아 윤 첨사는 6세부터 38세가 되도록 32년 간 관노로 살았다.

이런 이력 때문인지 임진왜란 최초의 승전을 올리고도 역사에 제대로 기록되지 못했다는 것이 한 회장의 주장이다.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윤흥신 첨사, 부산의 최남단 외로운 섬 남형제도. 해양이 부산이 미래라면 윤흥신 첨사와 남형제도도 재조명 될 것이다.
◆ 새벽바다 호로 다시 간 남형제도
멀리 울산에서 컨네이너에 실려 새벽에 달려온 '새벽바다 호'가 다대항에 막 도착해 있었다. 이성복 선장이 모는 새벽바다 호는 길이 17피트(약 5m)로 60마력 선외기 엔진을 얹어 안정적으로 항해를 할 수 있도록 했단다. 보기엔 작아 보였는데 성인 4명이 함께 낚시를 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다대항 낚싯배 사업자들이 만들어 놓은 잔교를 이용해 배에 올랐다. 일몰이 아름다워 출사지로도유명한 다대항의 잔교는 나무로 만들었고, 다리를 걷다보면 군데군데 뚫린 바닥 아래로 바다가 보여 살짝 불안한 것이 더 재미있다.

이날 출조를 함께 한 사람은 울산에서 이 선장과 함께 온 권정민 씨와 해양보트클럽(http://cafe.daum.net/ilikethesea) 운영자이자 환경운동연합 바다분과 운영위원인 김종호 위원이다. 넷이서 한 배를 탔다. 김 위원이 "부시리와 참돔이 폭발적이니 오전에 일단 외섬으로 가서 낚시를 하자"고 제안했다. 대물 부시리와 참돔이라는 말에 대뜸 그렇게 하자고 동의를 해버렸다. 큰 고기라는 말에 너무 성급하게 속내를 보였나 싶었는데, 이 선장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외섬에서는 입질 한 번 받지 못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강렬한 자외선을 그대로 쏟아내었다. 설상가상 선외기를 조정하는 케이블이 핸들에서 이탈 돼 조종 불능 상태가 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반나절을 그렇게 보내고 다시 항구로 돌아와야 했다. 두 번째 남형제도 방문의 기억이다.
◆ 세 번째 남형제도는 새벽안개 속에서 만났다
하늘은 잔뜩 흐렸다. 구름에 달이 가렸다 보였다 했다. 거제에서 부산항으로 오는 요트에 동승을 한 것인데 항로가 남형제도를 지나는 것이었다.
등대는 뱃길을 밝혔고, 간간히 부는 바람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배 따위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듯 무심하게 지나갔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DBS 크루즈 이스턴 드림호 정동화 선장은 말했다. "우리 뱃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육지이든 대륙이든 섬이든 모든 것은 '물과 그 이외의 것'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정말 명료한 이분법이다. 물 혹은 물 위에 떠 있는 무엇으로 세상은 나뉜다. 그렇다면 남형제도를 막 지나는 이 배는 물 위에 떠 있는, 그래서 물과 다른 무엇인데 실상 미약했다. 어쩌면 인생이란 보이지 않는 야간항해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물 위에서 떠나보낸 시간 이후로 인생은 좀 더 가벼워졌다.
다대포에서 물고기를 탐하다
보구치를 잡고자 했다가 대물 참돔에 현혹돼 남형제도를 갔다가 입맛만 다시고 왔다.
항구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심기일전을 했다.
김종호 위원이 청갯지렁이를 한 통 준비해 다시 새벽바다 호를 타고 나갔다. 비장의 보구치 포인트는 낙동강하구에 인접한 다대포 해수욕장 앞바다. 김 위원은 "진해만은 마릿수가 많지만 씨알이 작고, 여기는 씨알이 좋은 보구치가 나온다"고 말했다. 자잘한 보구치를 많이 잡는 것 보다 큰 놈 한두 마리라도 올리면 그게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확인했던 포인트는 올들어 물밑 지형이 바뀌어 수심이 채 2m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허연 모래가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 하는 수 없이 좀더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채비를 넣자마자 입질이 왔다. 문제는 보구치가 아니라 보리멸. 보리멸과 낭태가 수시로 입질을 했다. 이성복 선장은 "배를 진수한 뒤 허탕을 많이 쳤는데 보리멸이라도 이렇게 물어주니 좋다"고 위안을 했다. 대상어인 보구치가 나오지 않자 김 위원이 다시 몰운대 앞바다로 이동하자고 제안했다.

곶부리에 바짝 붙여 시동을 끄고 낚시를 하기 시작하면 배는 자연스럽게 조류를 따라서 먼바다 쪽으로 흘러갔다. 가는 도중에 토독, 투둑, 입질이 거셌다. 기대를 잔뜩하고 채비를 감아올렸지만 올라오는 물고기는 보구치가 아니라 씨알 굵은 보리멸이었다.

이번에는 다대항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김 위원은 지난해 이곳 포인트에서 많은 보구치를 올렸다고 했다. 입질은 더 활발해졌다. 김 위원은 바늘 세 개가 달린 보구치 전용 채비에서 가장 아랫쪽 바늘 하나를 미리 뗐다. 바늘이 세 개면 오히려 더 성가시다는 것이다. 바늘 두 개만 넣었는데 바빠서 낚시를 못할 정도로 입질이 좋았다. 보리멸과 전갱이였다.

하루종일 활활 타오르던 태양이 살짝 숨을 죽이는 듯 했다. 이 때 권정민 씨가 뭔가 굵은 게 왔다며 릴을 감기 시작했다. 낚싯대가 휘어지는 모양이 예사롭지 않았다.
한참을 쿡쿡~ 바다를 향해 인사를 하던 낚싯대가 끌어올린 고기는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보구치. 28㎝ 정도의 씨알 좋은 보구치가 분명했다. 보구치가 '꾸욱~꾹' 소리를 냈다. 모두들 환호를 질렀다. 초보 조사 권 씨가 숙제를 단박에 해결한 것이다. 얼마 후 특이하게 생긴 가로 줄무늬 고기를 한 마리 잡았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돗돔 새끼라고 했다. 연안에서 돗돔 새끼가 잡히는 것도 신기했다.
나무섬에는 자리돔이 산다
돔이라고 이름이 붙은 놈 가운데 가장 작은 종류의 하나. 제주가 고향처럼 여겨지는 물고기 자리돔. 자리돔이 부산 다대포 나무섬에 있다. 물론 백운포에도 있고, 태종대에도 있고, 몰운대에도 있지만, 자리돔을 본격적으로 잡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나무섬으로 가야한다고 전문가들이 말했다. 그냥 회로 먹어도 좋고, 물회로 먹으면 더 일품인 자리돔. 몇 해 전 제주도 여행에서 맛 본 그 자리돔을 떠올리며 나무섬을 다녀왔다.

다대항에서 출발한 낚싯배는 20여 분이 채 되지 않아 나무섬에 도착했다. 나무섬은 한 개의 섬이 아니라 주변 작은 섬들도 많았다.
낚시를 할 수 있는 작은 섬들에는 다대포 낚시 점주들이 번호를 매겨놓았다. 선장은 자리돔을 잡으러 왔다니까 두말도 않고 "40번 자리에 내리세요"라고 했다.

40번 자리는 나무섬 본섬에서 동쪽으로 100미터 정도 떨어진 작은 바위섬으로 모양이 사각형이어서 사각바위라고도 부르는 모양이다. 새벽에 일찍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던 김해에서 온 박진서(55)가 가르쳐 줬다. "새벽 4시에 들어 왔어요. 빨리 가야 자리돔을 많이 잡는다고 해서." 그들의 살림통에는 자리돔이 벌써 그득했다.

자리돔은 멀리 이동을 하지 않는 붙박이라서 `자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제주에서는 그냥 자리라고 부른다. 따뜻한 바다에 사는 고기인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점점 북상하고 있다. 거제와 통영 남해안 일대는 몇 해 전부터 자리돔이 극성이다. 감성돔을 노리는 꾼들은 자리돔을 `밑밥 도둑'이라며 성가셔 하기도 한다. 다 자라도 크기는 고작 13㎝. 입도 작아 일반적인 바늘에는 잘 걸리지 않는다.

바늘은 모두 10개. 바늘마다 어피가 달려 있어 물속에서 미끼처럼 하느작거린다. 채비가 제대로 됐는 지 투척을 한 후 슬슬 끄는데 `토닥~'하고 입질이 왔다. 금붕어만 한 자리돔 한 마리가 올라왔다. 방생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옆에서 낚시를 하던 아저씨가 "자리돔은 고만한 놈이 제일 맛있어요. 챙겨두세요"라고 했다.

자리돔을 노린 모두는 카드 채비를 썼다. 그런데 한 사람은 카드 채비를 반으로 뚝 잘라 5개의 바늘만 달았다. 10개를 달아봐야 다 물어주지도 않고, 한 두마리가 물어 채비를 흔들면 미끼가 다 떨어져 버리니 바늘이 많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트에서 산 생오징어를 챙겨갔는데 모두 반가워했다. 크릴 미끼는 금방 떨어지지만 오징어를 잘게 썰어 달아놓으면 몇 번이고 다시 낚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 가지고 간 쿨러는 자리돔이 그득했다.
북형제도에는 뭐가 살고 있을까
난류가 섬 주변을 지나가 어족이 풍부하고 산호 등 수중 생태계도 잘 보존돼 있다. 부산의 보물 같은 섬 북형제도(형제섬)로 갯바위 낚시를 갔다. 개성이 강한 낚시인 4명과 함께였다. 생면부지의 꾼들이지만, 통하는 것이 있다. 대상 어종과 장소, 시간만 확정하면 다들 알아서 준비하기에 별다른 사전 논의가 필요 없었다. 회사 후배의 지인 권경렬 씨는 전화 통화에서 최근 나무섬에 출조를 다녀왔는데 농어와 벵에돔이 잘 되더라고 했다. 새벽 3시에 다대포에서 만나기로 했다. 출조 하루 전날 권씨가 갑자기 전화했다. 원래 자주 다니는 선배와 둘이 가기로 했는데 일행이 늘었다는 것이다. 장소도 나무섬이 아닌 '형제섬'이라고 했다.

"그래도 취재를 가는데 고기를 잡을 확률이 조금 높은 곳으로 가는게 좋지 않겠어요? 일정 변경 내용을 미리 알려드려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권 씨의 세심한 배려가 고마웠다. 낚시를 레저로 즐기는 인구가 800만 명을 넘어 1천만 명을 향해 달린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다. 실력보다는 운이 더 중요하다고 다들 이야기하기도 해서 낚시를 나가면 고기를 잡고 못 잡고에 대한 기대치를 접고 시작한다. 아니 그렇게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막상 바다를 마주하고 서면 욕심이 생긴다. 하물며 그런데 취재를 당하는 측면에서 보면 조과에 대한 부담이 만만찮았으리라. 그래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권 씨와 그의 낚시 스승으로 '박 프로'라 불리는 박용호 씨. 박 씨의 지인 이윤조 씨 그리고 박 씨의 후배 송동일 씨 이렇게 4인은 각자의 스타일로 낚시를 하기 위해 새벽 4시 다대포에 모여 기자와 한배를 탔다. 목표는 벵에돔, 농어, 자리돔, 참돔이었다.
숨은 고수가 나타났다
시동을 걸고 대기하던 배는 정각에 출발했다. 나무섬과 형제섬 일대는 어종이 다양해 조과가 좋지만 낚시 자리는 좁기 때문에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권 씨가 '박 프로'로 부르는 박용호 씨는 사실 이번 출조의 리더 격이다. 박 씨는 기자가 온다는 소리에 안전하고 조과가 좋은 형제섬 6번 등대 계단 자리를 점찍었다.
단골 낚시점에 전화해서 예약을 하고 그것도 못 미더워 출조 인원을 늘려 그 자리를 지킬 생각을 했다. 등대 계단 자리는 4명 정도만 낚시할 수 있는데 사람이 적으면 다른 배를 타고 온 사람이 무작정 배에서 내려서 모두 낚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는 것.
박 씨는 아예 5명으로 군단을 이루면 다른 일행과 자리 경쟁 없이 낚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고 출조 인원을 늘렸다.
아직 새벽안개가 걷히지 않은 형제섬은 신비롭기까지 했다. 안갯속에서 하늘을 받치는 거대한 흰 기둥 하나가 언뜻 보였는데 나중에 보니 등대였다.

계단 자리에 짐을 부렸다. 낚시 장르는 '4인 4색'이었다. 박 프로는 벵에돔을 노렸고, 이 씨는 참돔을 노렸다. 막내인 송 씨는 아예 자리돔만 노리고 낚시를 시작했다.
송 씨는 "오늘 자리돔 이외의 모든 물고기는 잡어!"라고 천명했다. 권 씨는 오직 농어 루어였다.
박 프로가 연달아 입질을 받았다. 씨알은 30㎝ 전후. 직벽으로 조류가 흐르다가 멈칫하는 순간, 찌가 스멀스멀 잠기면 입질이었다. 박 프로는 벵에돔 낚시를 잘 하려면 그날 그 자리의 입질 형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같은 어종이라도 물때, 수온, 지형에 따라 입질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농어를 노리던 권 씨는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이동형 어탐기를 띄워 보기까지 했지만, 고기를 결국 낚지 못했다. 자리돔도 씨알이 굵어 손맛이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 바닥층에서 용치놀래기가 입질을 했다. 쥐치도 나왔다. 하지만, 박 프로가 고기를 걸면 뜰채를 대 주느라 나머지는 조연일 수밖에 없었다. 식당을 하는 막내 송 씨는 한우와 삼겹살을 가져와서 일행들을 보신시켰다. 형제섬에서의 아침은 그렇게 밝았다.
철수 30분 전. 박 프로는 주변 정리를 시작하더니 다른 낚시인이 버리고 간 쓰레기까지 맨손으로 다 주워 말끔하게 청소를 했다. 실력보다 마음이 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다시 포구에 서서
형제섬은 남형제도를 얻어 형제가 되어 버렸다. 외섬이던 것이 이름이 바뀌고 이제 외롭지 않게 되었으니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남형제도와 북형제도, 나무섬 등 각각의 섬에는 붉고 하얀 등대가 있어 뱃길을 밝힌다. 물고기들은 또 태양이 일러주는 길과 계절에 맞춰 이곳 바다를 찾을 것이다.

다대포는 공교롭게도 낙동정맥의 끝자리인 몰운대가 있다. 몰운대에서 정맥은 사라지지만 모르긴 해도 정맥의 기운은 바다로 스며들어 북형제도와 남형제도까지 이어졌지 싶다. 부산의 최남단이지만, 어쩌면 이곳은 백두산에서 이어져 온 대륙의 기운이 마무리 되는 곳이라고 상상해본다. 그 끝 지점이 남형제도일 수 있다.
흔한 다대포 답사는 이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미답의 신세계로 성큼 다가갈 수 있다.
부산 좀 와 봤다고, 부산 좀 안다고 하지 마시라. 외섬에 냉큼 다녀오기 전에는 말이다.

부산 사하구 다대포 형제섬 가는 길

부산 사하구 몰운대2길 일대 낚시점에서 나무섬과 남형제도 북형제섬에 가는 전용배를 운영한다.
출항시간은 하절기(10월 31일까지)는 오전 4시부터 1시간 간격. 남형제도과 북형제섬을 가기 위해서는 사전에 운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갯바위낚시 전용선이기 때문에 철수 시간이 정해져 있다. 동절기(11월 1일~4월 30일까지)는 첫배가 오전 5시에 출항한다.
보통 정오, 오후 1시, 오후 5시 철수가 마지막 배다. 중간에 들어오는 손님이 있을 경우 미리 연락을 하면 나갈 수도 있다.
선비는 남형제도 4만 원, 북형제섬 3만 원, 나무섬 2만 원이다. 모자섬과 아들섬 등 내만권에 있는 섬들은 왕복 선비가 1만 5천 원선이다.
이용하는 낚시 가게가 다르더라도 갯바위 하선은 각 낚시 가게가 서로 협력하기 때문에 어느 낚싯점을 이용하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

배편 문의 : 다대포 다대낚시 051-261-2461, 대흥낚시 051-264-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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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기자
이메일jaehee@busan.com
관심분야낚시, 여행, 해양 레저 등 놀고 먹는 것
이재희  사진

취재후기

바다와 낚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바다로 가는데 이게 먹고사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놀면서 돈 버니 좋겠다고.
하지만, 좀 놀아본 사람은 압니다. 노는 것도 일이면 피곤하다고.
실은 좋은 일을 하면서 직업도 된다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이 아닙니다.
여행 기사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한 방편입니다. 한때 자신의 감동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주입하려 하니 곤란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리 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부산은 속살을 더 보기 위해 가족들을 동원했습니다. 아내와도, 아이와도, 그리고 지난 추억과도 만났습니다.
그 작업이 참 좋았습니다. 모쪼록 부산을 찾은 이들에게 타인의 여행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더욱 멋진 부산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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