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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이다. 둘레길이다

체험과 함께 기쁨이 두배! 부산문화관광에서 추천하는 체험프로그램

2011년 1월 금정산에는
등산로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이 막 만들어지는 시기였다.
산의 정상을 오르는 것은 알피니스트들의 사명이다. 특히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나
대륙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같은 산이 그렇다. 등반을 기록을 남긴다.
하물며 남한 최고봉 한라산이나 내륙 최고봉 지리산, 한반도 최고봉 백두산은 정상에 오르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금정산(801m)도 정상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 번이다.
굳이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도 산의 품이 넉넉하다는 것은 둘레길을 발견하고부터이다.

금정산 둘레길로 떠나보자

당시 부산일보 산&산 사전 도상 탐사와 실제 탐사를 통해 금정산에도 둘레길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금정산뿐만 아니라 백양산도 그 범주에 넣었다.
만덕고개가 있지만 이 산줄기는 백두산에서 내려온 백두대간의 결기가 낙동정맥으로 이어지고, 결국 낙동정맥이 마지막 용틀임을 하는 명산이었기 때문이다. 금정산이 명산이라는 판단은 자의적이 아니다. 이름만 대면 사람들이 알만한 꽤나 유명한 지인 한 사람은 "부산에 오직 금정산이 있어 온다"고 했다.

  후배 전대식 기자는 금정산 둘레길을 거뜬히 완성해냈다. 다섯 달에 걸쳐 모두 9번의 답사를 했고, 총 길이 88.6㎞의 둘레길을 이었다. 우리 옛 거리 단위로는 220리다.
둘레길을 기획할 당시 담당 기자였던 터라 첫 회 답사 코스인 범어사~외송마을까지는 함께 걸었던 기억이 새록하다.

5년이 지났다. '금정산 둘레길'은 이제 사람들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굳이 부산 갈맷길 코스르 억지로 집어넣지 않더라도, 금정산 둘레길은 하나의 완성체이다.
부산, 양산 어느 곳에서도 시작할 수 있고, 마칠 수 있는 자유로운 길이다. 걷다가 힘들면 가까운 마을로 내려오면 그만이다.
가다가 배가 고프면 가까운 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 먹고 다시 걸을 수 있는 평범한 길이다. 그래서 둘레길은 이전의 등산로와 달리 평면적이고 친근하다.
둘레길은 늘 익숙하게 우리 곁에 있어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공기나 물과 같다.
◆ 금정산, 부산의 어머니
동국여지승람에 있는 이야기다. '금정산은 동래현의 북쪽 20리에 있다. 산마루에 큰 돌이 있는 데 그 위에 샘이 있다. 둘레가 10여 척이고 깊이가 7촌 가량으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 한 마리 금빛 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샘에서 논다.' 그래서 금빛 샘이 있는 산이라고 금정산(金井山)이라고 부른다.

금정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는 고당봉(姑堂峰·801.5m). 금정산 고당봉 바로 아래에 보면 고모당이라는 당집이 있다. 이미 수백 년은 된 것이다. 고모당은 고모산신 즉 할미산을 모신 당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산신 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리산 성모상이나, 한라산의 설문대할망이 그렇듯 금정산 할미도 인간 세상에 생산과 풍요를 안겨다주는 오랜 민간신앙을 반영하는 증표이다.

백두대간이 태백산에서 갈래쳐 낙동정맥이라는 큰 산줄기를 생성했다. 낙동강의 동쪽에 있고, 동해의 서쪽에 자리 잡아 내륙과 동해를 나누는 분수령이다. 그 낙동정맥이 크게 이어져 마침내 금정산에서 한번 솟구치고, 몰운대에서 바다와 만난다. 금정산은 그렇게 백두의 기세가 둥지를 튼 곳으로 대륙의 기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 사람과 자연을 보듬다
부산의 금정산은 부산의 정신을 태동한 산이라고 말한다. 금정산성에서 일본의 침략에 맞서 싸웠다. 그래서 금정산 정신은 곧 불굴의 의지와 강건한 기운을 자랑하는 '부산의 정신'이다.

이 산의 둘레는 동쪽으로는 부산 금정구 장전동과 남산동이고, 서쪽으로는 북구 화명동과 금곡동, 남쪽으로는 동래구 온천동이며 북쪽으로는 양산시 동면으로 뻗어 있다.
백양산과 금정봉(쇠미산)이 그 뿌리가 다르지 않아 부산진구와 사상구까지 확장돼 있으니 가히 부산의 든든한 기둥이다.

금정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호국사찰인 범어사가 있다. 신라가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창건한 범어사는 국청사, 해월사와 더불어 이 땅을 지켜내는 훌륭한 수호신장이라고 한다. 산세가 아름다운 금정산은 다양한 동식물도 보듬고 있다.
북문 고산습지에는 하늘산제비난, 방울고랭이가 자생하고 있고, 끈끈이주걱과 땅귀개 같은 식충식물이 사는 등 101과 271속 538종의 식물들이 있다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는 물론 붉은배새매와 동박새 등 12목 34과 89종의 조류가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멧돼지와 고라니 삵 등 포유류도 24종이 살고 있는 곳이어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
◆ 둘레길은 인생이다
길은 인생이라고 했다. 늘 평탄하고 쉬운 길만 있다면 인생이 무에 그리 재미있냐고 이야기 한다. 실은 힘들지 않은 탄탄대로만 있는 길이 좋긴 하지만, 사람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이다. 진창도 만나고, 끊어진 길에서 헤매기도 하고,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길을 걸어야 할 때도 있다.

높은 곳을 지향하여 정상에 서야 할 필요도 없다. 먼저 앞서가거나, 느릿하게 걸어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는다. 둘레길은 어쩌면 낮은 곳으로 향하고, 욕심을 버리는 무욕의 길인지도 모른다. 금정산 둘레길은 꼭 예쁘지만은 안다. 폐허가 되어버린 재개발지역을 지나기도 한다. 모든 길이 예쁘지만은 않지만, 이것이 인생길이라면 금정산둘레길을 꼭 한 번 걸어봐야 한다.
집을 나서다
다행히 사는 곳이 금정산 둘레길 9코스 주변이다. 함께 산 지 1년이 조금 지난 비글 종 강아지 '비누'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생각에 사냥개로 유명한 견종이어서 그런지 유독 산을 좋아하는 것이었다.

도시철도 1호선 구서전철역 이마트를 지나 롯데캐슬 2단지 뒷편 산복도로에 가면 금정산 둘레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9코스는 부산대에서 범어사까지인데 그 절반 쯤 되는 곳이 이곳이다. 교통량이 많지 않은 이 도로를 건너 산밑에 붙으면 표지판이 있다. 금정산 둘레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 든든한 이정표

최근 금정구는 부산 금정산 등산로와 둘레길 일원에 국가지점번호판이 설치했다.
도로명과 건물번호가 없는 지역의 위치를 나타내는 국가지점번호판은 둘레길에서의 안전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지점번호는 기관별 표준화 위치표시 체계로 국토를 일정간격(10m×10m)으로 나눠 구획마다 한글기호 2자리, 숫자 8자리를 조합한 10자리 좌표방식으로 위치를 나타낸다.
둘레길을 걷던 사람이 휴대폰 QR코드 인식기를 대고 지점번호판에 부착한 QR코드를 촬영하면 응급상황별 조치요령을 부산 소방안전청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곳곳에 숨은 비경
지리산도 아흔아흡 큰 골짜기기 있다지만 금정산도 그에 못지 않다. 비록 산세가 지리산에는 비할 수 없어 그럴지라도 곳곳에 계곡과 폭포가 산재한다. 금정산 대부분이 마사토라 물이 빨리 스며드는 지형이라 계곡이 귀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금정산 둘레길 9코스에서는 멋진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강아지와 함께 폭포로 간다. 다만, 정상적인 둘레길에서 10분 정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제3망루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 10분만 올라가면 '무명 폭포'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길이 마르지 않고, 폭포 바로 옆에는 약수터가 있어 목을 축인다. 길을 벗어났지만, 정림 체육공원쪽으로 가면 다시 부산 외대 방향으로 가는 둘레길과 연결된다.
가을을 느끼자
먼산바라기만 할 필요가 없다. 둘레길에만 가도 가을이 있다. 둘레길 곳곳에는 평상과 의자가 마련돼 있어 간단한 먹거리를 가져가면 햇살도 쬐다가 더우면 그늘에 앉았다가 여유자적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강아지는 늘 앞서가는 바람에 사람의 발길이 따라가기 힘들다. 하지만, 주인이 발을 멈추면 궁금해서 되돌아오는 것이 또 이 강아지다. 저도 혼자이면 외로운 것이다.
9코스의 둘레길은 승과 속의 경계라고 말하고 싶다. 아슬아슬하게 속세와 숲 사이를 걷기 때문이다.

금정산에는 오리나무가 유독 많다. 오리나무는 옛날 오리(5里)마다 한 그루씩 심어 거리를 알게 했다고 하는데 70년대 산림녹화를 위해 잘 자라는 오리나무를 심었다고 했다. 하지만 오리나무는 목재로서의 가치는 없는 모양이다. 자라면서 굽고, 또 속이 비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만난 산림 관련 공무원은 이 나무를 베어내고 수종을 갱신할 계획을 말했다. 숲을 잘 가꾸는 것이 그들의 본업이라 할 것이지만, 이미 수십년을 뿌리내리고 자란 나무를 베어낸다고 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회룡정사 계곡
가벼운 산책이 1시간을 넘어선다. 부산외대 캠퍼스에 도착하기 전 회룡정사로 오르는 작은 길이 있다. 그 옆의 계곡은 한여름이면 수량이 풍부해 제법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 아름다운 계곡물을 훼손하지만 않는다면 이곳에 사는 버들치는 우리에게 늘 즐거움을 줄 것이다.
여름이면 시원한 탁족을 하며 깜박 잠이 들었다가 매미 소리에 놀라 깨기도 하겠다.
외국어대가 감만동에서 캠퍼스를 옮겨오기 이전에 이곳은 외대운동장으로 불렸다. 운동장 주변에는 막걸릿집이 많았는데 직접 키운 푸성귀로 안주를 내놓아 인기가 높았다.
캠퍼스가 옮겨오고도 일부 막걸릿집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막걸리라야 부산합동양조의 기성 막걸리를 팔지만, 야외에서 먹는 맛이 남다르다.
보통 파전과 막걸리, 국수 정도면 둘레길을 걷다가 빠진 칼로리가 꽉 채워진다. 걷는 재미가 먹는 재미로 승화하는 순간이다. 그래도 후회스럽지는 않다.
내처 길을 걸으면 범어사까지도 단박에 갈 수 있는데 이는 계획을 세워서 시도할 일이다.
등산로는 보통 한 시간을 걸으면 2㎞를 걸을 수 있다. 둘레길은 그보다 더 빨리 갈 수 있지만 평지와는 다르기에 한 시간에 3㎞ 정도로 잡으면 무난하다. 하지만 느긋하게 놀면서 쉬면서 걷는다고 생각하면 시간당 2㎞로 아예 낮춰서 잡는 것이 속편하다. 산길은 가을을 지나면서 더 평안해진다. 수풀이 삭고, 나뭇잎이 떨어져 시야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을숲이란 말을 들으면 마구 달려가고 싶다. 그대가 사는 곳이 어디더라도 금정산 둘레길은 항상 거기 있다.

부산일보가 개척한 금정산 둘레길

  • 1코스 : 범어사에서 양산 외송마을까지 8.7㎞ 구간이다.
  • 2코스 : 양산 외송마을에서 법천사까지 9.3㎞ 구간이다.
  • 3코스 : 법천사에서 호포역까지 9㎞ 구간이다.
  • 4코스 : 금곡역에서 화명정수장까지 11.3㎞ 구간이다.
  • 5코스 : 화명정수장에서 만덕종합사회복지관까지 11㎞ 구간이다.
  • 6코스 : 만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상구 청룡암까지 10.5㎞ 구간이다.
  • 7코스 : 사상구 청룡암에서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까지 9.5㎞ 구간이다.
  • 8코스 :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부산대 효원재까지 9.2㎞ 구간이다.
  • 9코스 : 부산대 효원재에서 범어사까지 9.5㎞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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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있겠네요~^^알찬 정보감사 rsm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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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소개

이재희 기자
이메일jaehee@busan.com
관심분야낚시, 여행, 해양 레저 등 놀고 먹는 것
이재희  사진

취재후기

바다와 낚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바다로 가는데 이게 먹고사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놀면서 돈 버니 좋겠다고.
하지만, 좀 놀아본 사람은 압니다. 노는 것도 일이면 피곤하다고.
실은 좋은 일을 하면서 직업도 된다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이 아닙니다.
여행 기사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한 방편입니다. 한때 자신의 감동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주입하려 하니 곤란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리 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부산은 속살을 더 보기 위해 가족들을 동원했습니다. 아내와도, 아이와도, 그리고 지난 추억과도 만났습니다.
그 작업이 참 좋았습니다. 모쪼록 부산을 찾은 이들에게 타인의 여행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더욱 멋진 부산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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