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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 르네상스, 초량 이바구길

부산문화관광에서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관광지!

근대역사 골목투어,
초량 이바구길을 걷다.

내가 사는 도시를 여행하듯 거닐어 보기.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다 다르기에 여행에도 정답은 없다.
다만, 내가 사는 곳이 나에겐 반복되는 일상 속 공간이라 별 감흥이 없더라도 타지에서 온
이방인에게는 신기하고 색다른 여행지가 될 수 있기에, 내가 사는 부산을 여행하듯 다녀보는 건 어떨까?
사실 이렇게 마음은 먹어도 실천을 하기란 쉽지 않다. 부산 여행자들이 성지 순례처럼 찾아가는
돼지국밥 맛집도 우리에겐 그저 한끼 식사를 하는 식당일 뿐인 것처럼.

초량 이바구길을 걷다.

‘해운대’, ‘광안리’만 알려진 부산 여행지. 이젠 부산의 구석구석 부산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공간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끄집어 낼 시간이다.
부산관광공사가 출범한 이래 부산의 다양한 인프라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스토리 텔링 작업을 하며 새롭게 태어난 곳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초량 이바구길.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 중 하나다.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 홈페이지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시~3시까지 이야기 할매/할배와 함께 걸으며 해볼 수 있다. 일정이 맞지 않다면 따로 가도 무방하다.
옛 백제병원 – 남선창고 터 – 초량교회 – 김민부 전망대 – 168 계단 – 당산 – 이바구 공작소

이바구길 코스는 위와 같지만, 약간 다른 코스로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중국 소림사를 연상시키는 소림사가 초량 이바구길 입구에 있다. 이 옆에 주차장이 있으므로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이곳에 주차하면 되고, 맨 마지막 코스인 장기려 기념관 옆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거꾸로 돌아도 된다.
초량교회
초량 초등학교를 지나 가장 먼저 보이는 초량교회.
건물이 참 단아하고 고풍스러웠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 때 피난 온 사람들이 판잣집을 짓고 옹기종기 모여 살던 곳. 팍팍했던 삶 속에 의지할 것은 어쩌면 종교가 아니었을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던 그 소망이 단단해 보이는 교회의 외관에 배어나오는 듯했다.

원래 이곳은 산복도로를 달리는 버스 333번을 타고 돌아볼 수 있는 곳으로 ‘산복도로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초량교회를 보며 초량초등학교를 지나 이바구길로 접어들면 한쪽 벽면에 이곳과 관련 있는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나타난다. 이경규, 박칼린, 나훈아... 이곳 출신의 유명인들이 소개되어 있고, 산복도로를 터전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한 시(詩)도 전시되어 있다. 과거의 사진과 기록들이 이곳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커피 한잔 하며 이야기 나누어도 좋은 곳.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정겨운 문방구가 나온다. 어릴 땐 문방구 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들 한번씩 해보았을 것이다. 끝없이 보물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문방구.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면서 뽑기도 하고 스티커도 사고 군것질도 하곤 했던 과거의 나를 만나본다.
168계단
문방구를 지나면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나는 가파른 계단. 168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이름 붙여진 168 계단. 본격적인 이바구길의 시작이다. 내가 찾아간 날에도 그 가파른 계단을 옆으로 서서 한 칸씩 천천히 내려오던 아주머니가 있었다. 겨울에 행여 눈이라도 오면, 얼음이라도 얼면 이 힘든 길을 어떻게 걸어 올라갈까 괜한 걱정도 들었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복잡한 전깃줄. 얼기설기 엮여 있는 전깃줄마냥 이곳에도 실타래 같은 이야기와 무수한 사연이 숨어 있겠지? 계단을 바로 올라가도 되지만 중간에 옆으로 빠져서 김민부 전망대로 가도 된다.

김민부 시인은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지었던 분이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라는 노래.
그래서인지 김민부 전망대에선 끊임없이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김민부 전망대에 올라서면 멀리 부산항과 북항대교, 부산역이 보인다. 이전에 김민부 전망대와 168 계단에서는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배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부산항에 배가 들어오면 짐을 꾸려 일을 하러 나가곤 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서린 곳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를 알고 나서 보면 부산, 그 중에서도 산복도로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늘 소외된 사람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단순히 이렇게 구경하듯 돌아봐도 되나 하는 미안함도 든다.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들은 놓칠 수 없었다. 김민부 전망대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커피숍이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은 편.
당산
다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골목투어를 계속한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당산.
작은 동네에도 '당산'이 있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당산은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신을 모시고 있는 곳인데, 매년 음력 3월 16일과 9월 16일 아침에 당산제가 열린다. 당산제가 열리는 날에는 동구청장을 비롯하여 초량2동장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빌고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무속인들이 와서 제사를 올리거나 일반인들이 와서 소원을 빌기도 한다고.

조금 더 올라가면 초량 이바구길의 끝이자 산복도로의 제일 꼭대기가 나온다.
산복도로 버스가 지나가는 곳이며, 초량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곳. 산동네라는 높은 지형을 이용하며 삶의 지혜를 발휘해 살았던 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 가운데 부산의 명문고, 부산고등학교도 보인다. 이곳 출신의 유명인들도 한번 생각해 보고...
이바구 공작소
이제 마지막으로 들를 곳은 이바구 공작소와 장기려 기념관 더나눔.
이바구 공작소는 말 그대로 이곳의 이바구(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초량 이바구길 및 부산과 관련된 기획 전시와 함께 부산의 근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부산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다.

장기려 기념관 ‘더나눔’은 장기려 박사를 기리는 곳이다.
장기려 박사는 한국 전쟁 때 이북에서 내려와 부산 초량동에서 일생을 바친 의사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릴 만큼 헌신적으로 부산 사람들을 위한 의료 활동에 매진하셨는데, 청십자 의료보험, 장미회, 부산 생명의 전화 등 좋은 일들을 많이 하셔서 이곳 사람들에겐 전설과 같은 분으로 남아 있다. 이토록 헌신적인 분이 계셨기에 산동네 판자촌에 살았던 피란민들과 서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분이 바로 장기려 박사님이 아닐까?

초량 이바구길에는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간 사람들의 '이바구'가 구석구석 담겨 있다.
단순한 여행지로써가 아니라, 부산의 중요한 근대역사를 담고 있는 초량 이바구길.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 모두 활짝 웃는 나날이 되길~

부산 원도심 근대역사 골목투어 안내

이야기 할배/할매와 함께하는 부산 원도심 근대역사 골목투어와 함께
부산의 골목을 누비며 부산 이야기 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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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옛 백제병원
  • 2남선창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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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김민부 전망대
  • 5168 계단
  • 6이바구 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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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소개

박나리 기자
이메일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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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편집미술기자 13년, 편집기자 1년을 보낸 뒤
생애 첫 취재기자로 뛰고 있다. 취재 부서로 오기 전에는 틈만 나면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여행다니면서 위크앤조이팀에 제보만 자주 하는 기자였다.
좋아서 하던 것을 일로 해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모든 것이 새로운 15년차
수습기자로 살고 있다. 하지만 전직(?)이 취재에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을 만나 디자인적인 부분이나 전반적인 통일감 등에 관해 도움을 줄수도
있어서 좋다. 간판이나 메뉴판의 어울림을 좀 더 보는 것도 전직의 영향이 아닐까.
맛집 취재시 맛도 보지만 그 집과 어울리는 분위기를 유심히 보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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